[건강]「초저체온 순환정지 수술법」 암 제거수술에 접목

  • 입력 1997년 7월 31일 07시 45분


손상된 대동맥을 수술할 때 쓰는 초저(超低)체온 순환정지수술법을 암이 온몸으로 퍼진 환자에게 처음으로 적용해 성공했다. 서울대병원 이상은교수팀(비뇨기과 02―760―2301)은 왼쪽 콩팥에 암이 생겨 대정맥을 막는 종양혈전을 만들고 간 심장에까지 암이 번진 환자에게 피 순환을 정지시킨 후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에 수술을 받은 이모씨(62)는 콩팥에 생긴 종양이 대정맥 간정맥 우심방에까지 퍼져 보통 수술로는 대량 출혈과 종양혈전에 의한 색전증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 위험이 따랐던 상태. 이 환자의 경우 특히 대정맥이 종양으로 완전히 막혀 있었다. 수술팀은 먼저 암으로 손상된 콩팥을 떼어낸 뒤 우심방과 대동맥에 연결호스를 삽입, 몸 밖에 피 순환통로를 만들었다. 이어 체온을 섭씨 20도 이하로 서서히 낮춘 후 심장박동과 피 순환을 멈추게 하고 대정맥과 우심방 안의 종양혈전 제거수술을 시행했다. 수술팀은 이 과정에서 뇌기능 손상을 막기 위해 대정맥에 거꾸로 피가 흐르도록 하는 뇌혈류 유지법을 함께 썼다. 이번 수술은 대동맥류 수술에 쓰이는 초저체온 순환정지수술법을 암 제거술에 접목했다는 점이 획기적. 이교수는 『수술 이틀 후에 환자가 의식을 찾고 신체기능도 정상으로 회복되고 있다』며 『앞으로 종양혈전과 함께 여러 장기에 암이 퍼진 환자라도 수술성공률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병희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