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정부문제위원회 프레드 톰슨(54·공화)위원장.
8일부터 시작되는 백악관과 민주당의 불법 선거자금 모금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청문회를 주관할 인물이다. 언론들은 영화배우 출신인 톰슨위원장이 이번 청문회에서 맹활약할 경우 차기 대통령선거 후보로 부상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까지 하고 있다.
톰슨은 재선의원이기는 하지만 아직 의원경력 3년에 불과한 정치신인. 지난 94년 앨 고어 부통령이 내놓은 잔여임기 2년짜리 테네시주 상원의원직을 보궐선거를 통해 이어받은뒤 지난해 선거에서 재선됐기 때문이다.
공화당 지도부는 그의 경험부족이 다소 불안한듯 피트 도메니치(예산위) 테드 스티븐스(세출위) 등 다른 주요 상임위원장들을 상임위원으로 배치, 그를 엄호하고 있다.
톰슨도 배우출신으로 대통령까지 지낸 로널드 레이건처럼 연기자로서의 경력은 그렇게 화려하지는 않다. 「다이하드Ⅱ」 「포화속에서」를 비롯, 영화 18편에서 주로 국장이나 책임자와 같은 권위주의적 성격의 조연으로만 얼굴을 내밀었다. 약간 험상궂은 얼굴에 걸걸한 목소리, 신장 2m에 체중 1백㎏이 넘는 거구여서 할리우드의 주연감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톰슨이 주연 노릇을 하는 것은 이번 청문회가 처음인셈. 청문회와는 인연이 깊다. 일찍이 지난 73년 워터게이트 청문회에서 공화당의 법률고문으로 활동했다. 주 법무차관보도 지냈다. 배우생활은 변호사생활을 하면서 파트타임으로 출연했다. 결혼도 빨리 해 54세의 나이에 벌써 손자 손녀가 다섯이나 된다.
〈워싱턴〓홍은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