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보스필드 초등학교 6학년인 피터는 몇달간 모은 용돈으로 최근 45파운드(약 6만7천원)짜리 가방을 새로 장만했다. 매월 고정적으로 받는 용돈 5파운드(약 7천5백원)와 아버지의 차를 세차하고 받은돈으로 샀다.
피터의 부모는 유명상표가 붙은 비싼 옷이나 신발 등을 잘 사주지 않는다. 굳이 비싼 물건을 사달라고 하면 비용의 절반정도만 지원하고 나머지는 아이들이 스스로 마련하도록 한다. 그대신 구체적인 용돈사용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않는다.
피터는 이번에 가방을 구입할 때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부모가 『그렇게 비싼 가방은 사줄 수 없다』고 반대하며 비용을 주지않아 가방값 전액을 그동안 저축해온 용돈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었다.
친구들의 반응도 냉담했다. 피터의 새 가방이 자신들이 들고다니는 15파운드짜리보다 3배나 비싼 것을 안 친구들은 『그렇게 비싼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은 쓸데없는데 돈쓰기를좋아하는속물들이나 하는 짓』이라고피터를몰아 세웠다.
피터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을 뒤늦게 깨닫고가게로달려가 15파운드짜리가방으로 바꿨다.
벨기에 브뤼셀의 노틀담초등학교 5학년 샤글로테는 시내에 있는 버스운송회사중 안가본 곳이 없다. 지난달 프랑스로 소풍 갈때 탈 버스를 계약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돌아다녔기 때문. 샤글로테는 이렇게 돌아다니며 가장 값싼 회사와 계약을 했다.
샤글로테가 여행비용을 줄이기위해 버스회사를 돌아다닌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소풍을 다녀온 5학년 전체 30명이 쓴 비용 13만프랑 중 부모들이 낸 3만프랑을 제외한 10만프랑을 학생들이 스스로 마련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동네주민들의 차 1백50대를 세차하고 학교에서 배운 솜씨로 스파게티를 만들어 졸업생들에게 팔았다.
알렉산더교장은 『자신들의 일은 부모에게 의존하지않고 처리하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소풍에 필요한 여러가지 일을 스스로 처리해 보도록 했다』고 말했다.
런던의 콜빌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건전한 소비생활을 가르치기 위해 인근 동네에 있는 피자가게 이발소 등의 주인들과 계약을 하고 있다. 「교육 경제연대」라는 이 제도는 상점주인들이 학교에 찾아와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해 설명하는 것.
3학년인 앤더슨은 최근 학교를 방문한 슈퍼마켓 주인에게서 이익을 남기기 위해서는 치밀하게 예산을 짜고 물자를 절약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의를 들었다.
런던의 체스터톤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교실내에 마련된 채소가게에서 모조 채소와 동전 등을 이용해 「시장 놀이」를 한다. 상점주인역을 맡은 어린이는 물건 값을 정하고 고객을 맡은 어린이는 구입할 채소의 목록을 꼼꼼히 적는다.
학교측은 『어린이들이 간혹 팔기싫은 물건에는 비싼 가격을 붙이는 등 엉뚱한 행동을 하기도 하지만 시장놀이는 어릴때부터 상품을 합리적으로 구매하는 습관을 기르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런던·브뤼셀〓한정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