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10단」 허재(기아엔터프라이즈)가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하는 폭탄선언을 한 지 25일째. 당시의 분위기는 곧 「무슨 일」이 벌어질 듯 심각했지만 의외로 조용하다.
16일 SBS스타스의 오성식과 박수호가 프로농구 출범이후 첫 트레이드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기아도 아직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트레이드 시장에 두 선수를 내놓을 방침.
기아가 현금트레이드 대상으로 점찍은 선수는 센터 조현일과 가드 허기영. 허재의 이름은 명단에 들어있지 않다. 그러면 그는 어떻게 되는가.
구단측은 17일 『허재의 트레이드는 생각해본 적도 없다』며 『폭탄선언이후 계속 그를 설득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허재를 방출할 경우 그에 걸맞은 선수와 바꿔야 하는데 어느 팀이 내놓으려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기아구단은 현역 은퇴후 코치로 쓰겠다는 조건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허재의 입장은 완강하다. 구단의 거듭된 설득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른 팀으로 갈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현재 허재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팀은 나래블루버드와 삼성썬더스. 나래는 용병 칼레이 해리스 방출에 따른 공백을 메우겠다는 속셈이고, 문경은 김승기가 상무에서 제대하는 삼성은 허재에게 해결사를 맡기면 올시즌 충분히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구단은 부인하지만 허재가 끝내 트레이드 주장을 굽히지 않을 경우에 쓸 카드는 이미 마련해 놓은 것같다. 『그 때 가서 결정하겠다』는 관계자의 말이 이를 뒷받침한다.
아무튼 칼자루를 쥔 쪽은 구단이다. 어느 구단으로 보내느냐는 전적으로 구단의 의사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골탕을 먹이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미 폭탄선언을 한 허재가 다음 행동을 자제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화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