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국제화시대,외국인이 보는 한국은?

  • 입력 1997년 6월 10일 20시 22분


▼이미지에는 실상과 허상이 있다. 한 국가의 이미지도 마찬가지다. 문화와 국민성이 함축된, 그래서 누가 보아도 그럴듯한 보편적 국가 이미지가 있는가 하면 단편적 정보에 의해 빚어진 잘못된 이미지도 많다. 흔히 사이가 좋지않은 이웃나라 사이에서 그렇듯이 악의적으로 변조된 국가 이미지 또한 적지 않다. ▼지난 72년부터 10년간 미국TV에 방영된 드라마 「매시(야전 이동외과병원)」. 전방 군병원에서 벌어지는 군인들의 애환을 그린 이 드라마는 우리나라 평택에 있는 미육군 제43야전병원이 그 모델이었다. 해외주둔 미군감축 조치로 11일 이 야전병원이 해체됨에 따라 지난 7일에는 「매시」제작진이 참석한 가운데 고별행사까지 마쳤다. 한국인을 가난하고 미개한 사람들로 비하해서 우리를 분노케 한 드라마와 그 흔적은 사라지지만 그것이 남긴 부정적 한국인상(像)은 미국인들의 뇌리에서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실제 80년대 중반 본사가 갤럽여론조사에 의뢰해 미국인들의 한국관을 조사한 결과 많은 응답자가 「한국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한국전」과 「매시」라고 대답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도시의 지식인이 아니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과거의 한국관을 그대로 갖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어쩌다 영상이나 지면을 통해 인상깊게 받아들인 간접경험이 고정되어 버린 것이다. 그후 경제 발전상이나 서울 올림픽이 한국 이미지를 개선, 제고시켰음은 물론이다. ▼국제화가 되고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외국나들이를 하는 국민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각자 즐겁거나 기분나쁜 경험에 따라 상대국가 국민들에 대한 인상이 천차만별일 수 있다. 그러나 만일 외국인이 우리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갖기를 바란다면 우리 또한 상대를 보다 온전하게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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