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 출연로비]『한번뜨면 몸값 억대』쇼핑백에 거액

  • 입력 1997년 6월 8일 19시 58분


EBS(한국교육방송원)에 출연하기 위한 학원강사나 일선학교 교사들의 로비가 한보로비에 못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강사나 일선학교 교사가 교육방송 교재의 집필진이나 강사로 출연만 하게 되면 하루아침에 학원에서 서로 모셔가려는 유명강사로 신분상승이 이루어지기 때문. S학원의 대입논술강의를 담당하면서 연봉 2억4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화제를 모았던 C씨(28)가 교육방송 강사로 「간택」된 뒤 몸값이 유명 탤런트 뺨치는 수준으로 뛰어오른 것이 대표적인 사례. 학원강사나 일선학교 교사들 사이에서는 EBS교재 집필진이나 출연진으로 선발되는 것을 「학원가의 모델선발대회」에 비유할 정도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로비형태도 한보특혜대출 비리사건에서 드러난 로비유형과 다를 것이 없다. 불구속 기소된 BG출판사 金炳杰(김병걸)대표의 경우 교재출판 대행업체로 선정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EBS 許萬允(허만윤)부원장에게 쇼핑백에 현금 2천만원을 담아 전달하는 등 로비자금으로만 2억원정도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현직교사나 학원강사들은 선정위원들에게 현금제공 뿐만 아니라 출연료나 원고료를 아예 포기하는 방식으로 로비를 벌인 사실도 밝혀졌다. 교육방송의 교재 집필진 선정위원이었던 韓冠鍾(한관종)교재개발부 연구원은 집필진의 원고료 1백만∼1백50만원중 30만∼50만원씩을 매번 떼내는 수법으로 교사들에게서 2천8백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구속됐다. EBS가 위성방송과외를 본격 추진하기 훨씬 전부터 강사로 출연시켜 달라고 로비를 벌인 학원강사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계의 한 관계자는 『EBS에 근무하다 그만둔지 2년이 넘었는데 최근 한 학원강사가 1천만원을 들고 찾아와 위성과외 출연 부탁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희경·조원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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