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이공/국회의원부인 호화외유,전체매도 말자

  • 입력 1997년 6월 5일 09시 48분


아버지가 한 야당 중진의원인 대학2년생이다. 최근 화제가 된 일부 국회의원 부인들의 호화외유는 실로 지탄받을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우리 어머니같은 의원부인도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 우리는 내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부터 살아온 13평 서민아파트에서 산다. 아버지가 정계에 들어서신지 10년이 되어가는 지금도 같은 집에 살며 그 흔한 세탁기와 전자레인지조차 없다. 어머니는 보통 주부들과 조금도 다를바 없고 만원짜리 옷 한 벌 사는데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신다. 내게도 항상 절약을 강조하신다. 우리를 아는 분들은 가난해서 한보리스트에 오를 수가 없다는 농담을 할 정도다. 나는 이런 우리 부모님이 너무도 자랑스럽다. 일부 정치인들의 비리와 이번 의원부인들의 호화외유가 올바르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검소하게 살면서 묵묵히 국민들을 위하는 정치인과 그의 내조자도 많다고 생각한다. 몇몇 사람의 실수로 다른 모든이를 죄인이나 도둑놈보듯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어렸을 때는 나도 좋은 집에서 살고 용돈도 많이 받고 싶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우리집 같은 명예로운 가난을 사랑한다. 가난은 죄가 아니다. 어머니는 항상 우리보다 못한 사람을 생각하라고 하신다. 축재와 야욕으로 가득찬 정치인들이 아닌 정말로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는 정치인과 그의 가족들은 따뜻한 눈길로 봐주었으면 한다. 이공(서울 강남구 도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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