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도당(道黨)책임비서보다 생활이 낫군요』
『앞으로 우리도 조금만 노력하면 이 정도는 갖출 수 있느냐』
서울시내 달동네의 세간살림을 살펴본 탈북자들의 감탄사와 질문이다.
통일원은 최근 귀순한 탈북자 10명(남자 8명, 여자 2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9일부터 31일까지 「탈북자 사회적응프로그램 실험교육」을 실시했다.
2주간 진행된 실험교육에서 첫 1주일간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이념 및 원리와 한국의 발전상 소개 등을 비롯 △신문읽기 및 방송청취 요령 △생활법률 및 생활예절 △직업안내 등을 가르쳤다.
이 과정에서 탈북자들은 상용외래어와 한자어를 거의 이해하지 못했고 특히 언론의 비판적 논조에 놀라는 표정이었다고 한 당국자가 전했다.
나머지 1주일은 현장 실습과 견학시간. 은행 우체국 백화점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방법에서부터 △경찰서 동사무소 등 관공서 이용방법 △교회 사찰 △공단 및 농촌지역 등을 둘러보면서 남한사회 적응을 위한 실습을 했다.
탈북자들은 서울시내 달동네를 둘러본데 이어 노약자와 부랑아들이 수용된 충북 음성의 꽃동네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일부 탈북자들은 『이런 곳이 진정한 의미의 「공산사회」가 아닐까』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어떤 탈북자는 『정착한 뒤에 후원금을 보내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는 것.
이들은 또 『북한에서 신부나 목사는 모두 「미제국주의의 승냥이」라고 배웠는데 듣던 것과는 다르다』고 소감을 밝혔다는 것. 이들은 서울영락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볼 때 일부는 『북한의 개혁개방을 주님 성령으로 이룰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기도 했다고 한 당국자가 전했다.
한편 탈북자들은 한국사회 적응에 있어서 가장 큰 고민으로 취업교육이나 직업선택 문제를 꼽았으며 결혼문제와 정부의 탈북자 정책 등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李鍾烈(이종렬)통일원 인도지원국장은 『탈북자들은 외래어와 한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신문과 TV를 통해 한국사회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이를 토대로 탈북자 사회적응 교육프로그램을 보완, 이달말까지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연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