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칸」영화제 공식초청 받은 전수일감독

  • 입력 1997년 5월 13일 08시 04분


전수일감독(38)은 어떤 쪽인가 하면 영화를 통해 세상을 비추기보다 내면을 응시하는 편이다. 코리아의 남쪽끝 부산에서 조용히 살던 그가 갑자기 「국제 도시」 칸에서 영화제 주최측이 공식 스케줄을 짜주는 「국제 인물」이 됐다. 그가 연출한 흑백영화 「내 안에 우는 바람」이 제50회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부문에 공식 초청됐기 때문이다. 한국 작품이 이 부문에 초청된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현지에서 그를 만났다. ―칸에 온 소감은…. 『훌륭하지 못한 작품이 선택돼 부끄럽다. 개인적 동기에서 이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고 개인 돈 약 4천만원으로 완성했는데 국제영화제까지 오게 될 줄 몰랐다』 ―「내 안에 우는 바람」은 유년시절을 다룬 「말에게 물어보렴」, 노년기를 그린 「길위에서의 휴식」과 함께 「시간에 관한 3부작」중 두번째 작품이다. 이 3부작을 구상하게 된 동기는…. 『고향이 속초인데 13세 이후 서울과 파리유학을 하다가 20여년만에 고향을 찾았다. 고향은 굉장히 변해 있었고 나는 옛날의 내가 아니라 타인이 된 느낌을 받았다. 「시간과 나」를 영상으로 표현한 것이다』 ―영화속에 자주 등장하는 「바람」의 의미는…. 『촬영지인 부산 영도에는 바람이 많이 분다. 바람은 삭막한 느낌을 준다』 ―앞으로 희망은…. 『나는 앞으로도 일기를 쓰듯 단편과 16㎜영화를 만들 것이다. 더 할 얘기가 있고 여건이 허락된다면 장편도 만들겠다』 「내 안에 우는 바람」은 칸의 평론가들로부터 「철학적이고 우화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으며 일반 시사회에서는 박수와 야유를 동시에 받는 등 엇갈린 반응을 얻고 있다. 〈칸〓신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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