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장애인 화실「소울음」『입에 붓물고 희망그려요』

  • 입력 1997년 5월 10일 09시 49분


뇌성마비로 몸을 움직이기 힘든 신현성군(13)은 매주 목요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비록 손이 아닌 입에 붓을 물고 그림을 그리지만 「소울음 화실」에서 장애인인 형님 누나들과 함께 비행기든 로봇이든 맘껏 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노점상을 하는 부모와 단칸 셋방에 사는 그는 하루 종일 집에서 혼자 생활해 목요일의 이 「외출」이 삶의 희망이나 다름없다. 그를 화실에 데려다주는 사람은 崔鎭燮(최진섭·40)씨 부부. 최씨 역시 고교 2학년 때 척추를 다쳐 몸을 움직이기 힘든 1급 장애인이어서 현성군을 휠체어에 태우고 옮기는 일은 최씨의 부인이 맡는다. 경기 안양시 만안구에 있는 장애인 미술공간 소울음 화실은 지난 92년 최씨가 제공한 20여평의 공간에 1급장애인들이 모여 만들었다. 현재 10여명의 회원들이 내는 한달 회비 5만원씩을 모은 돈과 독지가들의 도움으로 운영되는 이 화실은 회원들이 서로에게 쏟는 정으로 가득차 있다. 지난 93년 「제1회 소울음전」을 열었던 이들은 안양 평촌신도시 영풍문고에서 지난 6일부터 이달말까지 「장애작가 초대전」을 연다. 0343―43―9681 〈안양〓이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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