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황병태씨 『후원금 2억 내돈과 섞어썼다』

  • 입력 1997년 4월 15일 20시 00분


《신한국당 黃秉泰(황병태)의원을 증인으로 세운 15일 한보청문회에서 특위위원들은 △황의원이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총회장으로부터 받은 2억원의 뇌물성 △94년3월 金泳三(김영삼)대통령 방중(訪中)시 정총회장과의 접촉여부 △金賢哲(김현철)씨의 95년 북경(北京)쌀회담 주도 의혹에 대해 집중추궁했다.》 ▼ 2억원의 뇌물성 ▼ 황의원은 96년 12월 정총회장으로부터 받은 2억원이 대가성 뇌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태수씨가 「개인후원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후원회비로 쓰라」며 2억원을 주려고 했으나 내가 거절했다』며 『그래도 정씨가 계속 주려고 해서 「그러면 내가 후원회장으로 있는 예천전문대 장학기금으로 쓰겠다」며 받았다』고 말했다. 황의원은 『이 돈을 은행에 넣자니 공직자윤리법에도 좋지 않고 해서 집에서 보관하다 1월15일경 예천전문대 재무이사를 불러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한국당 朴柱千(박주천)의원이 『검찰수사 과정에서는 「연말도 되고 해서 정씨가 준 돈을 여기저기 개인용도로 사용했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검찰조서를 들이대자 『연말이라 돈들어 갈 데가 많아서 있던 돈과 섞어 썼다』며 일부 개인용도로도 사용했음을 시인했다. ▼ 김대통령의 정씨 접촉여부 ▼ 야당의원들은 김대통령이 94년 3월27일부터 30일까지 중국을 방문하던 중 천진공업단지 기공식에서 정총회장과 만났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야당의원들은 『천진공업단지 건설공사를 한보가 하고 있었던 만큼 대통령이 거기까기 가서 정총회장과 악수조차 하지 않고 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추궁했다. 당시 주중대사였던 황의원은 『김대통령은 30일 오전 10시 단지에 도착, 1시간도 안지나 자리를 떠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민련 李麟求(이인구)의원이 『내가 입수한 출입국 카드에 따르면 정총회장이 4남 源根(원근)씨와 함께 김대통령이 중국에 머물렀던 때와 똑같은 시기에 중국을 방문했다』고 추궁하자 『김대통령은 북경에서 머물 때도 출입이 봉쇄되는 조어대에 계셨기 때문에 정총회장이 만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다만 천진공업단지 기공식때 정태수씨가 자꾸만 대통령이 있는 앞자리 쪽으로 나오려고 했으나 중국 경호원들이 저지하는 것을 보았다』고 밝혔다. ▼ 현철씨 쌀회담 주도의혹 ▼ 국민회의 李相洙(이상수)의원이 『현철씨와 측근 朴泰重(박태중)씨가 95년 쌀회담을 주도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자 황의원은 『당시 대사였던 내가 현철씨가 왔다갔다는 얘기를 들은 일이 없고 박태중이라는 사람도 신문에서 처음 봤다』고 주장했다. 이의원이 다시 『일본의 권위지 아사히신문도 「현철씨가 남북정상회담 추진의 일환으로 북경 쌀회담을 주도했다」고 보도했다』고 따지자 『북경쌀회담 때는 「대사관이 직접 개입하지 말고 행정지원만 하라」는 본부의 지시가 있었다. 누가 했는지는 모른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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