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이경숙/어린아이까지 대통령 불신

입력 1997-03-31 09:33수정 2009-09-27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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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살난 딸에게 『만일 김영삼대통령을 만난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전혀 망설이는 기색도 없이 『김현철씨가 거짓말좀 하지 않게 해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어린아이가 너무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순간 온몸이 굳어버리는 느낌이었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되었을까. 천진난만해야 할 어린 딸에게 나는 어떤 말을 해줘야 한단 말인가. 이 나라에 살고있는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무언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 것 같은 생각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렇다. 나라를 이렇게 쑥대밭으로 만든 당사자나 아들간수를 못하고 방치한 대통령 또는 그 측근에서 권력을 쥐고있던 사람들만 탓할 일은아니다.우리도참정권 행사를 잘못한 죄, 이들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죄, 분명히 잘못돼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관한 죄가 얼마나 큰것인지를 알아야 한다. 이 나라의 주인은 김영삼대통령이나 소통령이라 불리는 김현철씨도 그 측근도 아니다. 우리 국민은 주인된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않은 죄를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이처럼 망신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두눈 똑바로 뜨고 주인으로서의 직무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일곱살 밖에 안된 어린아이 앞에서 부끄러워 얼굴 붉힐 일은 없어야 하겠다. 이경숙(경기 부천시 오정구 원종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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