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의 연료소비량은 엄청나다. 점보 여객기 1대가 이륙하는데 드는 항공유는 중형승용차 30대가 서울과 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양과 맞먹는다고 한다. 비행 고도에 오르면 기름이 좀 덜 들지만 이때도 승용차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지구 대기보전을 위해 유류소비를 줄여야 할 입장에서 보면 항공기는 바람직한 운송수단이랄 수 없는 셈이다
▼그러나 민간항공은 달리 대안이 없는 필수산업이다. 비행기 없는 세계여행은 이미 상상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세계 항공여객수요는 해마다 6%이상 늘고 있다. 그 때문에 세계 각국은 저마다 자국항공사의 시장을 넓히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가 지난 88년 제2민항 설립으로 경쟁체제를 갖추고 운송실적에서 세계 10위권에 올라선 것이나 잠재력이 큰 아시아 태평양시장을 겨냥해 영종도에 신공항을 건설하고 있는 것은 이같은 세계추세에 비춰볼 때 든든하다
▼근대적인 공항건설 못지 않게 세계인이 우리 항공사에 친근감을 느끼게 하고 우리 비행기를 보다 많이 타게 만드는 노력도 게을리할 수 없다. 친절한 서비스와 안전에 대한 믿음은 민간항공의 생명이다. 제2민항 설립을 계기로 두 항공사 사이에 새 비행기 도입경쟁이 일어나 우리 항공사의 기령(機齡)이 세계평균의 절반 이하로 낮아진 것은 우리 민항의 안전신뢰도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우수한 조종기술 또한 신뢰도 확보의 필수요건이다. 다행히 우리는 공군에서 우수한 조종사를 배출해내고 있어 조종기술에서도 세계수준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있다. 한때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이 미국 연방항공국 면장취득과정에서 검열관에게 뇌물을 준 것으로 오해되어 조사받은 일이 있으나 최근 혐의없음이 밝혀졌다는 소식은 한국민항의 명예와 장래를 위해 반갑기 그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