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서양보다 앞선 동양문화 91가지」

  • 입력 1997년 3월 27일 08시 25분


[김경달기자] 세계 최초의 성(性)교육서는 약2천년전 만들어진 인도의 경전 「카마 수트라」(사랑의 경전). 바챠야나라는 독신승이 쓴 것으로 알려진 이 경전에는 성에 대한 갖가지 기교 등 다양한 가르침을 철학적 접근으로 1천1백여편의 시송과 그림으로 담고 있다. 돈을 최초로 만든 것은 중국의 고대국가였던 은나라. 지폐가 처음 사용된 것도 8세기말 중국이었다. 당시 지폐이름은 「飛錢(비전)」. 날 것처럼 가볍다는 뜻이었다. 이후 지폐남발과 함께 인플레 현상과 위조지폐 및 위조범 등이 출현했다. 반년동안 2천6백장의 위폐를 만든 범인이 1183년 사형되기도 했다. 서양 최초의 지폐는 1661년 스웨덴에서 발행됐다. 이 책은 이처럼 서양보다 앞서 세계문명사에 획을 그은 동양문명의 흔적들을 정리, 소개했다. 흔히 통용되는 「아라비아숫자」란 용어는 「인도숫자」로 바꿔야 옳다는 지적도 담겨있다. 이미 4세기에 십진법을 사용한 인도의 수학은 수세기 뒤에 아라비아 수학자들을 통해 서양으로 소개됐다는 것. 팔만대장경과 금속활자, 측우기 등 한국의 세계적 문화재들도 등장한다.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하고 동양역사를 공부하면서 「한중일 삼국지」 등 책쓰기에 열중하고 있는 저자는 서양의 자연정복적이고 물질우선적인 관점이 환경오염을 야기했으며 따라서 앞으로 자연과 인간의 조화와 일체를 꾀하는 동양의 자연주의적 관점이 인류의 철학과 생활방식에 전면적으로 도입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준섭지음(산하·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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