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주부들]소가구제작 조성순씨

  • 입력 1997년 2월 24일 20시 23분


[윤경은 기자] 조성순씨(39·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는 나무판으로 뚝딱뚝딱 못 만드는 게 없다. 거실에는 긴 장식장 대신 작은 수납장들이 오밀조밀 놓여있다. 모두 나무판을 잘라 조씨가 직접 못을 박고 예쁘게 색칠해 만든 작품들. 5세짜리 은재를 위해서는 동물인형들과 의자도 만들어줬다. 『6년전쯤 미국의 언니집에 갔다가 한 컨트리스타일의 가구매장에서 투박하면서도 곱게 간직한 듯한 가구들을 보고 반해버렸죠』 대학에서 응용미술을 전공해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나무작업도 못할 게 없어 보였다. 청계천에 가 40만원 정도를 들여 전기드릴 전기톱 등 목공도구들을 마련했다. 목재소에 찾아가 이것저것 물은 뒤 나무판도 사왔다. 『그런데 생각처럼 쉽진 않더라구요. 구멍을 뚫을 때 드릴이 자꾸 비뚤게 튕겨나가죠, 너무 말라버린 나무를 샀던지 못을 박다 나무판이 쪼개지죠, 나무를 자르다 몇 ㎜가 어긋나 망친 적도 많았구요』 그래도 변함없이 뚝딱뚝딱, 6개월쯤 지나니까 괜찮은 모양이 나왔다. 인형 액자 선반같은 소품들에 자신이 붙자 덩치 큰 수납장에도 손을 댔다. 1년에 한두번씩 미국에 갈 때는 꼭 가구매장들을 찾아다녔고 작업장에 들어가 구경도 했다. 남편이 하던 사업을 그만두고 조씨의 작품들을 모아 경기 고양시에 「리빙트리」라는 인테리어 매장을 연 것이 3년전. 취미로 시작한 것이 어느새 직업이 되어 조씨는 요즘 제품을 디자인하랴 직원들이 일하는 작업장을 둘러보랴 바쁘기만 하다. 『소가구나 소품들은 주부들이 집에서 직접 만들기 좋아요. 관심을 갖고 어느 정도 감각만 있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죠』 조씨는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무조건 목재소에 가 묻고 목공책도 뒤적여보라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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