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안테나]차범근감독,獨 스타일반영 「투사형」선호

  • 입력 1997년 2월 24일 20시 22분


[이훈기자] 미인을 뽑는 기준은 사람과 문화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마련. 제아무리 절세 미인도 보는 이에 따라서 그저 평범한 여인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축구도 마찬가지. 감독에 따라 저마다 선호하는 스타일의 선수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베스트 11」중 6, 7명의 톱클래스 선수들은 감독에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3, 4명은 감독의 성향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현역 시절 최고의 스타플레이어였고 독일축구로 잔뼈가 굵은 차범근 감독이 좋아하는 스타일은 무엇일까. 전임 박종환 감독이 재치와 노련미를 갖춘 「지능파」를 선호했다면 차감독은 「스피드+투지+덩치」를 갖춘 「투사형」을 좋아한다. 차감독 부임이후 새로 대표팀에 합류한 수비수 김상훈(울산)이상헌(동국대)김현수(부산)고종수 조현두(이상 삼성)최문식(상무) 등은 모두 젊고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정평이 나있다. 특히 수비수 김상훈과 이상헌 김현수는 전 애틀랜타올림픽대표팀 비쇼베츠 감독이 극찬했던 선수들로 모두 1m80을 넘는 장신에다 몸싸움에서 그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파워를 지녔다. 또 고종수 조현두 최문식 등은 차감독의 「애제자」서정원과 함께 순간돌파에 있어선 국내에서 몇 손가락안에 꼽히는 「날쌘돌이」들. 하지만 이들은 박종환 감독에겐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박감독은 이들보다 체력과 힘은 떨어져도 재치와 발재간이 뛰어난 「여우」들을 좋아했다. 이번에 대표팀에서 탈락한 김현석 신홍기(이상 울산)신태용(일화)김판근(안양)노상래(전남)김주성(부산) 등이 그 예. 차감독의 성향은 본인이 현역 시절 1백m를 11초대에 주파, 스피드가 뛰어난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힘과 조직력의 축구를 구사하는 독일에서 체계적인 지도자 수업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감독이든 선수를 평가하는 한가지 공통적인 기준은 있게 마련이다. 그것은 바로 「성실성」. 투사든 여우든 부지런하지 않은 선수는 어느 대표팀 감독에게도 사랑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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