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취재〓이훈기자] 유서 깊은 항구도시 보스턴. 미국에서도 가장 미국적인 도시다. 미국을 이끌어 가는 보수백인의 근거지이자 「정치 1번지」이기 때문이다. 사각형돌을 깔아 만든 도로와 유럽풍의 빨간 벽돌건물이 들어선 보스턴 시내를 거닐면 3백여년전 푸른 꿈을 안고 대서양을 건너 뉴잉글랜드에 정착한 영국 청교도들이 떠오른다.
인구 60만명의 보스턴은 걸어서 구경할 수 있다해서 「워킹시티」라고 불린다. 그 코스는 「프리덤 트레일(Freedom Trail)」이라 불리는 빨간선을 따르도록 돼 있다. 흠뻑 땀에 젖을 각오가 돼 있다면 이 선을 따라 걷는 것도 좋다. 그러나 1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트롤리카(전차)나 수륙양용차로 찰스강 다리 밑까지 통과하는 아미덕 투어도 좋다.
프리덤 트레일의 출발지는 코먼공원. 황금빛 돔이 아름다운 매사추세츠주 정부청사, 올드 그래너리 묘지, 파크스트리트 교회가 모두 이 주변에 있다.
시내를 걷다 보면 거리의 가스등, 아기자기한 빨간 벽돌 건물과 창가마다 놓인 예쁜 화분, 오밀조밀한 골목을 따라 이어진 작은 상점들이 마치 유럽의 한 도시에 온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페뉴얼 홀 앞에 이르면 쇼핑몰 퀸시 마켓이 나타난다. 길가에 늘어선 포장마차마다 기념품이 즐비하고 허기를 채울만한 요기거리도 풍성하다. 또 무명 연예인들의 거리 공연도 끊이지 않는다.
미국 독립전쟁의 도화선이 됐던 「보스턴 차 사건(Boston Tea Party)」 현장도 빼놓을 수 없는 곳. 당시 미국의 식민지반군이 불태운 배의 모습을 재현한 모형배가 관광객들을 기다린다. 저녁식사후 뉴잉글랜드에서 가장 높은 존행콕빌딩(62층)에 올라 보스턴 시내 야경과 함께 유람선 불빛에 물든 찰스강을 보는 것도 관광코스의 하나. 저녁식사로는 보스턴의 명물인 랍스터(바닷가재)가 어떨까. 스팀으로 구워내는 랍스터는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감칠맛 나는 조개수프, 크림샤우더에 짙은 향취의 사무엘아담스 맥주까지 한 잔 곁들이면 금상첨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