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창/베트남 호치민]북적대는 대도시 설시장

  • 입력 1997년 2월 10일 20시 07분


설 전후의 소비풍속도는 베트남의 전통적인 생활양식을 보여준다. 설을 맞아 호치민 하노이 등 대도시의 시장에는 물건들이 산더미처럼 쌓이고 가족 친지와 이웃 동료들에게 줄 선물을 사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해외거주 베트남 교포들과 근로자들의 입국으로 국제선과 국내선 비행기는 2월말까지 예약이 끝난 상태다. 설 전에는 중부 고산지대인 달라트와 태국에서 들어오는 튤립 백합 카네이션 등 화훼류가 팔리기 시작하면서 설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시장에서는 수입과일도 쉽게 구할 수 있다. 호치민의 안동시장은 각종 의류 도매시장이 집중돼 있는데 가격이 타지역에 비해 다소 비싸지만 품질이 좋아 베트남인들이 즐겨 찾는다. 진이나 카키바지 등은 7∼10달러, 셔츠는 4∼9달러면 좋은 것으로 골라 살 수 있다. 한국에서 10만∼20만원은 족히 될만한 파카류도 5분의 1도 안되는 20∼40달러면 살 수 있다. 원한다면 50달러 내외에서 실크류 팬티 브래지어 등 속옷까지 맞춰 입을 수 있다. 『사람들의 소비풍속도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물건을 사기에 바빴지만 요즘은 쇼핑을 즐깁니다. 그만큼 여유가 생겼다고나 할까요』 시장관리인의 말이다. 과거에는 설을 전후해 고기 생선 등을 많이 찾았지만 그런 정도는 이제 일상의 쇼핑품목이 됐다. 설이 끝나면 자동차 오토바이 가전제품 등 값나가는 물건이 팔린다. 오래 쓰는 고가품은 설을 넘겨 구입하는 것이 이곳의 소비관습이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작년 인플레는 4.5%. 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은 저인플레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강조하고 있다. 베트남과 같은 나라에서는 적당한 인플레가 경기활성화와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설 이후 물가가 크게 오르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지만 베트남의 경기활성화와 대베트남 수출증대를 기대해본다. 박찬신<호치민 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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