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기업자금 흐름 진단「리스크 닥터」이선욱씨

  • 입력 1997년 2월 2일 19시 57분


[李英伊기자] 『인체는 피가 깨끗하고 혈관에 막힘이 없어야 건강하듯이 기업도 자금조달이 건전하고 원활해야 건강할 수 있습니다』 「리스크 닥터」라는 생소한 직함을 지닌 李善旭(이선욱·29)씨. 향영21세기리스크컨설팅(02―3453―4396)의 컨설팅팀장을 맡고있는 그는 인체의 혈관이나 마찬가지인 기업의 자금줄에 이상이 없는지 진단하고 처방해 기업의 건강을 지켜주는 「의사」다. 『산업구조가 복잡해지면서 기업들은 자금관리의 모든 과정에서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과 같은 중병에 걸릴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어느 한 곳에서만 혈관이 막혀도 큰 타격을 받게 되지요』 그의 컨설팅고객은 금융기관 12곳과 중소기업 10여곳. 물품구매 및 판매에서 자금회수까지 자금순환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위험요소를 미리 파악해 사전에 이를 피하도록 돕는다. 불황이 장기화하고 부도가 잇따라 발생하는 요즘 자금순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래처의 부도가능성을 진단하는 것. 『매출부진으로 인한 자금난보다 더 무서운 것이 거래처 부도입니다. 한보사태만 봐도 관련업체가 수천개에 이르는 등 피해가 엄청납니다. 이제 사업에서 성공하려면 거래처의 신용도부터 정확하게 평가해야 합니다』 이씨는 작년10월 고객 상담시 한보철강과 동신주택의 부도를 일찌감치 예견하고 빨리 거래관계를 정리하도록 조언하기도 했다. 한보는 이미 정상적인 금융기관으로서는 대출해줄 수 없을 정도로 자금의 흐름이 엉망이었고 동신은 건설경기 부진속에서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사채시장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것. 실제로 △경영주가 정계 관계인사와 가깝다는 소문이 많거나 △사채자금을 많이 사용해 융통어음이 나도는 회사 △족벌경영체제로 전문경영인이 없는 회사 △영업보다는 대외홍보에만 신경쓰는 회사 등은 백발백중 부도가 난다는 것이 그가 4년간의 실무경험에서 얻은 판단이다. 거래처 신용평가와 함께 고객사의 신용도를 높여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도와주는 것도 「리스크 닥터」의 주요업무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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