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항간의 이야기들 〈77〉
수다쟁이 이발사는 계속해서 자신의 맏형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형을 이 거리 저 거리로 조리돌리면서 호위병들은 소리쳤습니다.
「남의 안방을 침입하는 자 이런 벌을 받는다!」
설상가상으로 그때 형은 낙타에서 떨어져 한쪽 다리가 부러져 절름발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온 바그다드 시내에 조리를 돌린 뒤 시장은 형을 추방했습니다. 형은 정처없이 고향을 떠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즈음에 저는 형의 소문을 들었고, 형의 일이 걱정이 되어 뒤를 쫓아갔습니다. 그리고는 남몰래 시내로 데리고 돌아와 제 집에 두고는 탈없는 몸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지금도 형은 제 집에 살고 있답니다』
여기까지 말하고난 이발사는 일단 입을 다물었다. 왕은 배꼽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
『뚱보영감! 어지간히 재미있는 이야기군』
그러자 이발사는 다시 말했다.
『제가 얼마나 말이 없고, 주제넘게 남의 일에 간섭하는 일도 없고, 그리고 예의바른 인간인가 하는 걸 확인하시려는 저의 다른 형의 이야기도 들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계속해서 이야기해 보라』
왕이 말했다. 이발사는 계속해서 자신의 둘째 형에 대하여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오, 충성된 자의 임금님! 제 둘째 형 알 핫다르로 말할 것 같으면 떠벌이 중풍쟁이입니다. 이런 형에게 세상에서도 희한한 일이 벌어졌던 것입니다. 어느 날 아침 일터로 가려고 집을 나서는데 난데없이 노파 한 사람이 형에게 말을 걸어왔던 것입니다.
「여보시오, 젊은이! 잠깐만 걸음을 멈추고 내 얘길 좀 들어보시오. 내 이야기가 흥미로우면 날 위해 한몫 거들어주구려. 이건 당신한테도 결코 나쁘지 않은 일이 될 테니까 말요」
그래서 형은 걸음을 멈추고 노파를 돌아보았습니다.
「당신한테 어떤 일을 맡기고 싶어서 그러오」
그러자 형은 말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인데 그러오?」
노파는 은밀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매우 중요한 일이지요. 그런데 그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남들한테 지껄이지 않겠다고 약속을 해야 합니다」
「좋소. 약속할 테니 말해 보구려」
그제서야 노파는 안심이 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어떻겠소? 냇물이 흐르고 꽃이 만발하고 온갖 과일이 주렁주렁 달린 기막힌 화원이 있는 깨끗한 저택이 있다면 말요. 게다가 그 저택에는 오래 묵은 술이 있고, 젊고 아름다운 처녀들을 저녁부터 아침까지 마음내키는 대로 끌어안고 주무를 수 있다면 말요.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한다면 당신은 그런 기막힌 것들을 모두 누릴 수 있을 거란 말이오」
노파의 말을 듣고 있던 형은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이 세상에 그런 일도 있소?」
<굴:하 일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