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영수회담을 환영한다

동아일보 입력 1997-01-20 20:13수정 2009-09-2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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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청와대에서 열리는 여야 영수회담을 환영한다. 회동에 쏠리는 국민의 관심과 기대는 비상하다. 지난 연말부터 한치의 접점(接點)도 없는 대치상황에서 맴돌던 정국이 드디어 대화와 타협의 큰 길로 들어선 듯한 안도감이 우선 든다.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번 자리를 마련한 것은 잘한 결단이다. 회담 내용 역시 국민을 안심시키고 여야가 힘을 합쳐 난국을 헤쳐나가는 좋은 결실을 보기 바란다. 우리는 이번 영수회담이 뒤엉킨 지금의 시국을 큰 대화로 푸는 전기(轉機)가 돼야 한다고 믿는다. 노동관계법의 국회 변칙처리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동요를 치유하고 장기 파업사태에 따른 경제적 손실도 힘을 모아 메울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러려면 회담의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참석자 모두가 허심탄회하게 수습방안을 찾아내는 실질적 생산적인 자리가 돼야 한다. 김대통령이 종교계 등 원로들과의 대화를 거쳐 그간 반대해오던 영수회담을 수용한 것은 참으로 어려운 결단이다. 회담을 않겠다던 연두회견의 강경자세를 스스로 바꾸어 원로들을 통해 들은 국민과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기까지 깊은 고뇌가 있었을 것이다. 나라와 국민을 위한다면 어떤 결심도 바꿀 수 있다는 바로 그런 대승적 자세를 영수회담에서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 본란이 강조했듯 상급단체 복수노조의 즉각 인정을 명백히 하는 것이 대화를 생산적으로 이끌어가는 방법이 될 것이다. 金大中(김대중)국민회의 金鍾泌(김종필)자민련 두 야당총재도 법의 원천무효 백지화같은 정치공세적 주장만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야당 역시 영수회담에 선뜻 응한 만큼 현실적인 대안(代案)을 제시하고 타협적으로 정국안정을 생각하는 자세를 보이는게 중요하다. 지금 상황은 대결과 승부의 논리로만 해결할 때가 아니다. 서로 한발짝씩 물러서는 양보와 타협의 자세로 진정 나라의 장래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할 때다. 확실한 대안을 제시하고 그를 바탕으로 대화한다면 풀리지 않을 일이 없다. 노동법을 둘러싼 나라의 위기가 계속되는 한 국민의 생업(生業)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 영수회담이 묵은 감정과 갈등을 단번에 털어버릴 수는 없겠으나 이 시점에서 최선의 해법(解法)을 찾지 못한다면 국민의 좌절과 실망은 이루 말할 수 없게 된다. 모처럼 대통령과 여야 지도자들이 만나는 자리인 만큼 서로의 처지도 바꿔 생각해보며 갈등을 치유해나가는 방안을 찾아내야만 한다. 그런 다음 정치권이 문제해결을 맡을테니 이제 노동계는 파업을 중지하고 직장에 복귀해달라고 여야 공동으로 호소하는 것이 순서다. 지금 국민의 눈과 귀는 온통 청와대로 향해 있다. 대승적으로 양보하며 대국적으로 타협해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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