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보행자 우선」 런던의 경우

  • 입력 1997년 1월 20일 20시 13분


「런던〓金熹暻 기자」 지난 5일 영국 런던 도심의 옥스퍼드로. 대규모 세일기간을 맞아 쇼핑객들로 북적댔다. 횡단보도 한 곳을 골라 통행차량들이 정지선 앞에 얼마나 잘 서는가를 조사해 봤다. 30분동안 적색신호 앞에 정차한 차량은 모두 56대. 이중 47대는 앞바퀴가 정지선을 넘지 않도록 정확히 정차했다. 8대는 정지선을 넘긴 했으나 횡단보도를 침입하지 않은 채 멈추어 섰다. 앞바퀴가 정지선을 넘어 횡단보도에까지 침입한 차량은 1대에 불과했다. 런던에서는 운전자 80%가 정지선을 정확히 지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반면 서울의 경우 지난 95년 녹색교통운동의 조사에 따르면 19.2%. 런던에서는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도 3∼4m 앞에서부터 차선을 지그재그로 그려놓았다. 지그재그 선이 그려진 횡단보도 안에서는 보행자가 차도에 한 발을 내딛기만 해도 모든 차량이 정지해야 한다. 정지선을 철저히 지키는 운전습관 덕분에 영국에서는 횡단보도 주변에서의 보행자 교통사고가 극히 적다. 영국 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5년 한햇동안 발생한 보행자 교통사고중 횡단보도에서 발생한 사고는 전체의 0.9%. 횡단보도 50m이내에서 발생한 보행자 교통사고도 전체의 1.6%에 불과했다. 이같은 정지선 준수는 교차로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6일 오후 런던 도심 베이커로의 한 교차로. 차량통행이 많은 이 교차로의 바닥에는 노란색 빗금이 쳐진 박스가 그려져 있다. 차량들은 어김없이 교차로 통행원칙을 지켰다. 교차로 한쪽 편에 차량진행신호가 켜져 있는데도 차량들이 모두 서 있었다. 택시기사인 베일리(44)는 『앞쪽 도로에 여유가 없을때 교차로 바닥에 그려져 있는 노란색 박스안으로 진입해서는 안된다고 법에 정해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꼭 법때문이라기보다 교차로 한복판에 서있다가 신호가 바뀌면 내 차때문에 반대방향의 교통흐름이 막히게 된다』며 『운전면허를 가진 사람이라면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쯤은 상식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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