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변호사없다』2시간 기다려 1분재판

  • 입력 1997년 1월 16일 20시 25분


지난 8일 난생 처음으로 재판을 받으러 청주지방법원에 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망이 매우 컸다. 재판을 받으러온 원고와 피고의 일련번호 순서대로 재판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었다. 출두하라는 대로 오전 10시에 도착했는데 12시까지 2시간동안은 변호사가 있는 사건만 다뤄 다른 사람들은 지루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한 변호사가 여러개의 사건을 맡아 원고와 피고를 번갈아 가면서 재판을 받는 것이었다. 기다리면서 속이 부글부글 끓고 울분이 치솟았다. 2시간을 기다리고 난뒤 40∼50명이 받은 재판시간은 겨우 30분이었다. 그러니 한사람에 1분도 채 안걸리는 재판을 받기 위해 2시간을 기다려야만 했던 것이다. 그동안 판사와 변호사들이 북치고 장구치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헌법에 명시된대로 법은 모든 국민에게 평등한가. 하도 화가 나서 담당 판사에게 따져물었더니 『재판진행 절차는 판사의 자유』라는 대답이었다. 생업에 바쁜 시민들을 변호사의 들러리로 세워놓아도 좋은지, 잃어버린 2시간을 누구한테 돌려받아야 하는지 묻고 싶다. 이 현 주(충북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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