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간통수사 「15년체험」책낸 구무모경위

입력 1997-01-14 20:22수정 2009-09-27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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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寅澈기자」 지난해 가을 「애인」이란 TV드라마가 「불륜논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번에는 「간통사건」을 주로 수사해온 경찰관이 수사에 얽힌 뒷얘기와 법해석을 담은 책을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라는 특이한 제목의 책을 쓴 주인공은 인천지방경찰청 형사기동대 조사실장인 구무모경위(47). 지난 76년 경찰에 입문, 경찰생활 20년중 15년을 조사계에서 보낸 조사통이다. 구경위는 『주변에서 흔히 들을 정도로 조사계 업무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불륜사건을 수사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고소방법 등을 잘 몰라 민원이 많은 점에 착안, 간통수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책을 썼다』고 동기를 밝혔다. 지금까지 그가 직접 담당한 간통사건만도 8백여건에 이른다. 막노동자부터 교수 고위공직자까지 피의자도 다양하고 법을 몰라 빚어지는 해프닝도 많았다. 『불륜현장을 적발해 피의자들을 경찰서로 데려오기만 하면 되는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고소가 성립되려면 혼인관계이고 이미 이혼소송을 제기했다는 확인서가 필수적입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피의자를 풀어줄 수밖에 없어 당사자들로부터 공연한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간통사건의 공소시효는 3년이지만 범인을 인지한지 6개월이 지나면 처벌할 수 없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그래서인지 남편의 불륜을 고소한 한 여성은 고소하면 자동이혼되는 줄 잘못 알고 다른 남자를 사귀다 되레 구속된 웃지 못할 사례도 있다. 「은밀한 범죄」를 입증하기란 정말 어렵다. 그래서 구경위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부터 진화생물학 유전자학 등 관련서적을 두루 섭렵해 이 분야에선 단연 베테랑. 그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자신이 처리한 사건들을 꼼꼼하게 메모해왔고 부인 역시 『여자들도 알 권리가 있다』며 적극적으로 도왔다. 그는 간통죄 폐지론자다. 남성의 외도에 대해선 관대한 반면 여성에게는 칼날같은 「도덕의 잣대」를 들이대는 사회현실 때문에 결국 여성들이 받는 피해가 더 크다는 것이 수사현장에서 체득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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