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항간의 이야기들〈58〉
다리를 저는 아름다운 젊은이는 자신의 신세 이야기를 계속했습니다.
『「그리고 나리의 몸에 닥칠 어떤 좋지 못한 사건의 징조도 나타내고 있습니다만 그것이 어떤 것인가 하는데 대해서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이발사의 이 말에 나는 역정을 내며 소리쳤습니다.
「머리가 다 띵하구나! 정말 지긋지긋해! 당신을 불러온 건 머리를 깎기 위해서지 점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야! 게다가 당신의 점괘에는 나한테 나쁜 일 뿐이군. 하긴 당신 같은 떠벌이를 데리고 온 것부터가 운수 사나운 것이긴 하지. 자, 이젠 제발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어서 머리나 깎아줘」
「그렇지만 나리께서 당신 몸에 닥쳐올 재앙을 알게 된다면 틀림없이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제가 성좌를 점쳐드릴테니 그대로 하십시오」
나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투로 말했습니다.
「참 기가 막히는 일이군. 이발을 해달라고 불러다놨더니 점을 쳐주겠다니, 이런 엉터리 수다꾼이 세상에 또 어디 있을까? 나는 당신의 수다에 손들었어」
「그 이상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알라의 은혜로 나리께서는 점성가인 이발사를 만나신 것입니다. 이 이발사는 이래봬도 연금술과 정통 마술에도 통달했고, 수사학 문법 사전학에는 물론이고, 논리 수학 웅변 등의 학문 뿐만 아니라 수학 산술 대수 기하학 천문학 점성학 신학, 모하메드의 전설과 코란의 주석에 이르기까지 두루 정통하답니다. 게다가 수많은 서적을 충분히 읽었고 세상사에 대해서도 경험과 이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모든 학문과 기술의 학리 및 실제를 연구하였습니다. 시나 경전을 암송할 수 있고 일체의 학문에 대해 박사입니다. 나리의 선친께서는 저의 겸손한 성품을 가상히 여기시고 저를 몹시 사랑하였습니다. 그러니까 나리를 섬기는 것은 저로서는 종교상의 의무인 것입니다. 저는 당신이 생각하고 계신 것처럼 주제넘은 참견꾼이 아닙니다.
남들은 저를 뭐라고 하는지 아시기나 하세요? 사람들은 저를 뚱보니 얌전이니 하고 부른답니다. 워낙 말이 없고 남의 일에 참견하지 않는 저의 성격 탓이지요. 그러므로 나리께서는 저를 만나게 해주신 것에 대하여 전능하신 알라께 감사를 드릴지언정 제 말을 거역해서는 안됩니다. 왜냐하면 저는 당신의 진정한 의논 상대로서 당신의 몸을 염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뭐 보수를 달라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거침없이 지껄이는 이발사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은 아무래도 당신의 수다 때문에 내가 죽게 될 것만 같군」
「오, 주인 나리! 저는 원체 말이 적기 때문에 저의 여섯 형들과 구별하기 위하여 뚱보라는 별명이 붙여져 있을 지경입니다. 저의 첫째 형은 수다쟁이 알 바크부크, 둘째 형은 떠벌이 알 핫다르, 셋째 형은 입심꾼 알 화키크, 넷째 형은 온종일 입을 놀리므로 목이 긴 병이라는 뜻의 알 쿠즈 알 카스와니라고 부릅니다. 다섯째 형은 허풍선이 알 나슈샤르이고, 여섯째 형은 덜렁이 샤카시크라고 하며, 마지막 일곱번째가 뚱보 알 사미트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알려져 있는 바로 이 사람입니다」』
<소설:하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