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대통령 연두기자회견을 보고

  • 입력 1997년 1월 8일 20시 18분


▼날치기 정당화 통분… 파업사태 격화 부채질▼ 대통령의 연두회견을 보면서 상황에 대한 인식수준에 놀라움과 통분을 느꼈다. 특히 총체적 위기를 자초한 노동법 날치기통과와 관련해 태연히 다수의 논리를 강조한 것은 상황해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불을 지르는 원인을 제공했다고 본다. 파업이 엄청난 경제 손실과 사회 혼란을 야기시킨다는 데는 누구나 공감한다. 그렇다고 국민을 볼모로 상황을 호도하는 논리를 펴서는 곤란하다. 「국민 대다수의 불편을 초래하는 총파업」이라는 일관된 주장 자체부터 말이 안된다. 오히려 대다수의 국민은 근로자다. 전문직종인 방송 병원 금융계까지 가세한 현재의 파업사태를 일부 과격단체의 투쟁이라 주장한다면 우습다. 국민들 대부분은 이번 노동법이 자신의 직장유지에 불리한 조항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안다. 사회 각계각층이 총파업에 참여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만일 대통령 말대로 우리 경제의 왜곡된 고비용 저효율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면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날치기 통과의 방법론적인 잘못만큼은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노동계 재계 학계 등 모든 사회집단의 총의를 모아 재심의를 해야 마땅하다. 이같은 여론수렴 과정을 거치기 힘들다면 국회를 다시 열고 다수의 힘을 떳떳하게 주장하는 것이 정도다. 김 진 태(하이텔ID·KTC44) ▼여야회담 필요없다니… 일방적 독주 걱정▼ 지난 7일 김영삼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은 참으로 모호한 대답만으로 일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사실만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바로 앞으로의 정국이 순탄치 않을 것이며 그러한 상황하에서 김대통령의 독주는 끝간데 없이 전개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아래 발언에서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대통령은 노동관계법의 날치기 통과에 대한 노동계의 파업사태와 여야 대치로 인한 정국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정치인이 취할 수 있는 방법중의 하나인 여야 영수회담을 『만나서 할 얘기도 없고 만날 필요도 없다』는 말로 일축했다. 또 대선에서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개진하겠다는 말도 분명히 했다. 경제문제에 있어서도 노동법 개정 등을 통해 노동자들에게는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참아주기만을 요구한 반면, 기업가들에게는 기업인과 학자들로 이루어진 금융개혁위원회를 만들어 노동자 계층의 이익에는 상관없는 기업인 위주의 경제개혁을 단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은 국민 모두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므로 항상 균형자적인 입장에서 갈등을 조정 해결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어느 한 계층이나 집단을 옹호하는 대통령은 대립과 갈등으로 사회를 분열되게 하며 종국에는 불만세력을 결집시키는 역할만을 하게 될 것이다. 화합의 정치를 이끄는 리더십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장 명 희(서울 서대문구 홍은3동 265의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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