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앵커 검블 은퇴…NBC고별방송 팬들 눈물

입력 1997-01-06 20:13수정 2009-09-27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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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李圭敏특파원」 뉴욕에서 방영되는 채널4 NBC 텔레비전은 미국에서 뉴스시청률이 가장 높은 방송사로 평가되고 있다. 이 방송국의 뉴스 프로그램중 특히 아침 5시부터 9시까지 계속되는 「NBC 투데이」는 여론조사에서 최근 수년간 가장 사랑받는 프로그램으로 선정되어 왔다. 매일 아침 미국인들이 이 방송을 통해 얼굴을 대해 온 뉴스앵커 브라이언트 검블이 3일 아침 뉴스진행을 끝으로 방송을 떠났다. 지난 82년부터 앵커를 맡아 시청률 1위의 프로그램을 만든 그가 마지막 방송을 한 이날 뉴욕의 화제는 온통 그의 은퇴에 관한 것들이었다. 경쟁사인 ABC CBS방송 조차 그의 퇴진을 주요뉴스로 방영하면서 뉴스방송의 시청률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NBC측은 회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은퇴를 고집한 그를 위해 이날 두시간에 걸친 특집 고별방송을 내 보냈다. 고별방송에는 무하마드 알리와 뮤지컬 배우 등 유명인사들이 등장했고 클린턴대통령은 특별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비타민과 검블이 미국인의 아침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였다고 그를 격찬했다.방송이 진행되는 이른 아침 겨울비가 내리는 스튜디오 유리창밖 록펠러센터 광장에는 수백명에 달하는 브라이언트 검블의 팬들이 피켓을 들고 눈물을 흘리며 그의 은퇴를 아쉬워하고 있었다. 그는 다른 방송사의 유명한 뉴스앵커들이 백인인 것과 달리 가난한 흑인집안에서 태어났다. 다른 앵커들이 천재소리를 들으며 유수한 사립대학을 나온 것과 달리 그는 평범한 공립교육 과정을 밟았을 뿐이다. 어느 것 하나 유리한 것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의 방송이 정상의 인기를 차지해 온 것은 인터뷰때의 날카로운 질문과 해박한 지식 그리고 순발력있는 재치때문이었다. 고별방송에서 그는 손등으로 눈물을 쓸어 내리며 『나는 유명해지기보다 유명한 상태에서 사라질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해 왔다』고 말했다. 산은 오르기보다 내려가는 것이 더 힘들다는 말을 그는 이미 알고 있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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