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원영대사 『대서관저 복귀 페루정부서 막았다』

  • 입력 1997년 1월 6일 20시 12분


「方炯南 기자」 『인질극을 겪으면서 외교관에게는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극복할 수 있다는 각오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좌익게릴라들에 의해 억류됐다가 만 사흘만에 풀려난 李元永(이원영)페루주재대사는 6일 외무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2월17일 인질로 잡혔다가 12월20일 석방된 이대사는 지난 4일 일시귀국했다. 그는 8일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을 방문해 인사할 예정이다. ―억류에 따른 후유증은 없는가. 『다행히도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오히려 어려운 일을 겪은 만큼 더욱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사흘만에 풀려났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인질범들이 한국과 페루의 밀접한 관계를 고려, 한국대사를 석방하면 협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같다. 함께 억류됐던 페루의 정치인과 평소에 친분이 두터웠던 점도 조기석방에 도움이 된 것 같다』 ―협상중재를 위해 일본대사관저로 복귀하게 돼있었는데…. 『약속대로 석방된 다음날 복귀하려 했다. 그러나 페루정부측에서 「게릴라들과의 접촉은 국제적십자사 대표를 통해 할테니 복귀하지 말라」고 요청, 돌아가지 않았다』 ―억류중 가장 어려웠던 때는 언제였으며 어떻게 극복했나. 『인질극이 시작되면서 게릴라와 경찰이 총격전을 벌일 때가 가장 어려웠다. 최악의 경우까지 상정했다. 그러나 극한상황에 이르니 오히려 마음이 침착해졌다. 기도도 큰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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