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역사추리」,『토정비결 이지함 저술일까』

입력 1997-01-06 20:12수정 2009-09-2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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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琴東根 기자」 우리 민족의 대표적 점복서(占卜書)인 「토정비결」. 연초에 그 해의 운수를 점쳐보기 위한 「교과서」로 널리 읽혀져온 이 책의 저자는 이지함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은 이 책이 다른 누군가의 저술이며 이지함의 호를 빌려 제목을 붙인 것 뿐이라고 주장한다. 과연 「토정비결」의 지은이는 이지함인가 아닌가. 만약 아니라면 왜 그의 저술로 인식돼왔는가. KBS1 「역사추리」(밤10.15)와 EBS 「역사속으로의 여행」(밤9.30)은 새해 첫방송인 7일 나란히 「토정비결」과 이지함을 둘러싼 이같은 궁금증을 추적한다. 두 프로의 출발점은 같다. 바로 「토정비결은 이지함의 저서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것. 그 근거로 이지함은 16세기 인물인데 반해 「토정비결」이 세시풍속으로 정착된 것은 19세기부터이므로 시간적 괴리가 너무 크다는 점을 든다. 또 17세기 중엽 이정익이 이지함의 저술을 모아 정리한 「토정유고」에도 「토정비결」은 수록돼 있지 않다. 이지함의 학문적 역량에 비해 「토정비결」의 수준이 낮다는 지적도 「이지함의 저서가 아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KBS 「역사추리」는 이같은 추리와 함께 이지함의 남다른 경제관을 중심으로 이지함을 조명한다. 이지함은 포천현감을 지낼 때 소금 제조나 어업을 장려해 빈궁한 현의 살림을 자족해나갔다. 또 아산현감 시절에는 걸인청을 세워 빈민들의 자립을 뒷받침해주는 등 줄곧 평민들의 실생활과 맞닿은 경제정책을 폈다. 「역사추리」에서는 이런 노력으로 인해 이지함이 평민들로부터 인정과 존경을 받았기 때문에 누군가 「평민용」 점복서를 지은 뒤 책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그의 호를 붙였다는 추리로 「토정비결에 숨은 뜻은?」이라는 제목에 다다른다. EBS 「역사속으로의…」는 「토정 이지함」이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잘 알려져있지 않는 이지함의 일생을 집중 추적, 그의 역사적 위치를 자리매김하는데 비중을 뒀다. 고려말 학자 이색(李穡)의 6대손으로 당대의 문벌가문 출신인 이지함이 서경덕에게서 수학하고 이이 조식 등 성리학의 거두와 교류할 정도로 학식이 뛰어났으며 역법 천문 지리 등 다방면에 능통했음을 강조한다. 또한 유랑생활을 거치면서 직접 장사를 하거나 농사를 지어 평민의 생활을 체득, 그들을 위한 경제정책 수립에 역점을 둔 「사회사업가」로서의 면모도 살펴본다. 「역사속으로의…」는 이지함이 결코 기인이 아니라 사상과 삶을 일치시킨 「실천한 지식인」이었다는 것으로 결론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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