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신세대 아르바이트생 장희규군

  • 입력 1996년 12월 27일 21시 29분


「朴賢眞 기자」 「정보통신시대에는 군고구마도 삐삐로 판다」. 신세대의 기발한 군고구마 판매기법이 서울 은평구 아파트촌의 군고구마 시장을 흔들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달 중순 대학입학수능시험을 막 끝내고 생애 첫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장희규군(19). 그는 아파트의 주민들이 삐삐로 군고구마를 주문하면 10분내로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해준다. 덕분에 인근 아파트 주민들에게 가장 인기좋은 군고구마장수다. 『잘 구워진 게 부족하면 손님들이 추운데서 기다리다가 그냥 가더라구요. 그래서 집에서도 군고구마를 주문할 수 없을까 생각하다 삐삐를 생각했어요』 일단 주문방법을 적은 광고지를 아파트 일대에 뿌렸다. 주문방법은 각 아파트의 코드번호를 먼저 누른다(현대아파트는 00).이어 동호수와 주문액(예를들면 2000)을 누르면 된다. 거리에서 팔 때 3만원 안팎이던 매출이 삐삐 주문이후 8만∼10만원으로 뛰었다. 삐삐호출이 하루 10회를 넘는다. 당연히 위협을 느낀 것은 인근 고구마장수들. 급기야 휴대전화로 주문을 받는 경쟁자가 등장했다. 그가 배달나가면 군고구마통은 여자친구 임혜진양(19)이 지킨다. 주위에서 둘을 부부로 볼 정도로 고구마장사로 인해 둘은 한층 가까워졌다. 반대하던 부모들도 「젊어 고생은 사서 한다」는 둘의 논리에 설득당하고 말았다. 장군은 두군데 대학의 원서비 숙박비 등 만만찮은 비용을 삐삐상술의 수익으로 충당한다. 반면 전문대 입학을 겨냥하는 임양은 아직 원서비 등이 필요없어 수익금을 교회에 기부한단다. 지난 24일은 그의 생일이었다. 이날 그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군고구마를 공짜로 나눠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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