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나라 먼나라/나우루]올 한해 대통령 3번 물갈이

  • 입력 1996년 12월 27일 21시 29분


「趙雲鯨기자」 서태평양 적도남단에 한점의 섬으로 떠있는 초미니공화국 나우루가 정치적 격랑에 표류하고 있다. 올 한해만 대통령이 3번이나 갈렸다. 지난 10일 대통령자리에 오른 케난 아베앙은 이날 불신임으로 물러난 도위요고 대통령의 후임이다. 총의석 18석에 불과한 이 미니국회의 신임투표에서 아베앙은 9표, 도위요고는 8표를 각각얻었다. 의장은 이 두 라이벌간의 파워게임에서 기권으로 중립을 지켰다. 도위요고는 지난 11월12일 대선에서 라구못 해리스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되었는데 해리스는 바로 도위요고의 대통령자리를 쿠데타로 탈취한 장본인. 도위요고는 89년 이후 나우루를 통치해왔다. 대권을 거머쥔 아베앙은 과거 도위요고 정권 퇴진운동을 주도한 루비 데디야를 재무장관에 임명했다. 그는 지난 93년 도위요고의 런던행 비행을 막기위해 활주로에서 연좌데모까지 벌였다. 하지만 불안한 정정(政情)과는 반대로 나우루는 꽤 알부자 나라로 국민의 99%가 읽고 쓸 줄 안다. 총국토 면적 21㎢에 인구라야 고작 9천3백명인 이 소국의 1인당 GNP는 무려 1만6천4백 달러에 달한다. 인산염(燐酸鹽)이 풍부히 녹아있는 표토(表土)를 1백년동안이나 수출한 결과다. 최근 이 절해고도(絶海孤島)에 지천으로 널려있던 인산염이 바닥나자 정부는 그동안 모은 돈을 항공 해운은 물론 세계도처의 부동산에까지 투자에 나섰다고. 1798년 영국이 처음 발견한 이섬은 줄곧 독일의 식민통치를 받았다. 2차대전당시 이곳을 점령한 일본은 미크로네시아인(人)1천2백여명을 요새에 가둬놓고 노예처럼 부렸다. 전후엔 유엔의 신탁통치지역으로 호주의 행정하에 놓여있다가 1968년에야 독립국가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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