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교통사고 사망자 안치 경쟁

  • 입력 1996년 12월 26일 08시 16분


「대전〓李基鎭기자」 대전 충남북소재 병원(영안실)들이 「시신(屍身)싸움」을 벌이고 있다. 교통사고로 숨진 시신들을 자신들의 영안실로 유치하기 위해 구급차 및 견인차운전자들과 결탁해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다. 지난 22일 새벽 충북 청원군 옥산면 가악리 경부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의 경우 숨진 5명 모두가 일가족인데도 각 병원 영안실 이권이 개입하는 바람에 뿔뿔이 분산안치됐다. 이날 사고 현장에 출동한 구급차들은 경찰현장조사가 끝나자 일가족인 이들의 시신을 한 곳으로 이송하지 않고 자신들과 연고가 있는 각 병원(천안단대병원 청주병원 충북대병원)으로 이송했다. 이날 소식을 듣고 인천 경기 안산 등지에서 달려온 유가족들은 천안과 청주 등지를 오가며 시신을 확인하면서 『숨진 것도 억울한데 뿔뿔이 흩어지게 할 수 있느냐』며 분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대전 중구 중촌동 고가도로에서 발생한 외제차 대형교통사고에서도 상대차량의 일가족이 모두 숨졌는데도 시신들을 대전의 2개 병원으로 분산안치해 뒤늦게 시신을 옮기는 사태가 발생했었다. 사고당시 목격자들에 따르면 구급차들이 사고현장에서 시신을 두고 서로 끌어당기는 몸싸움까지 벌였다. 구급차들이 이같은 「시신싸움」을 하는 것은 시신을 이송해줄 경우 영안실로부터 수십만원의 대가를 받기 때문. 병원관계자는 『영안실과 구급차의 경우 서로 돕기 때문에 유가족의 입장 등 윤리적 측면이 외면되고 있다』면서 『교통사고처리지침 등에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는 원칙 등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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