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한국관광객 외국공항서 왁자지껄 술판

  • 입력 1996년 12월 19일 20시 43분


30일간의 유럽 배낭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던 중 싱가포르 공항에서의 일이다. 공항 대기실에서 갈아탈 비행기를 기다리자니 한사람 두사람 한국인이 눈에 띄었다. 거의 대다수가 아주머니 아저씨들이었고 단체관광인 듯했다. 10분정도 지났을까. 한쪽 구석이 소란스러웠다. 고개를 돌려보니 우리 한국 관광객들이 모여 앉아 술판을 벌이고 있는 게 아닌가. 유난히 냄새가 심한 오징어는 물론이거니와 건배까지 해가며 술잔을 돌리는 한국 관광객들을 보고 있자니 어디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뿐인가. 다른 사람들은 전혀 의식하지 않고 공항이 떠나갈듯 깔깔거리며 웃어대는 사람들도 한국인, 술값이 싸다며 여기저기 양주보따리를 들고 다니는 이들도 한국인이다. 제발 이쯤에서 끝냈으면 좋으련만 기내 탑승시 일등석부터 탑승하라는 안내 방송에 『돈 없으면 서러워서 여행도 못하겠다』며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한국 관광객을 보고는 고개를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 만일 선진국이 되는 길과 국민성이 비례한다면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될 가망성은 당분간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 임 정 화(인천 동구 송림1동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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