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초대석]빙상 간판스타 제갈성렬

  • 입력 1996년 12월 18일 20시 48분


「李 勳기자」 한국 남자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제갈성렬(26·상무)이 평소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은 「노장」. 「노장」 「비운의 스타」라는 수식어가 늘 이름앞에 따라다니는 그는 『26세는 빙상 선수가 절정기에 오를 연령이며 나의 스케이팅 인생은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한다.이를 입증하 듯 그는 지난 15일 일본 이카호에서 벌어진 96∼97월드컵 스피드스케이팅대회 단거리 2차시리즈 1천m에서 세계 강호들을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월드컵빙상은 세계 정상급선수들이 모두 출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아홉차례의 시리즈를 펼쳐 누계 점수로 최종 승자를 가리는 「마라톤 대회」. 지난달 전주에서 벌어진 1차시리즈에서 5백m 은메달을 따낸 그는 이번 2차시리즈까지 5백m 종합3위, 1천m 종합 5위를 달리고 있다. 그의 목표는 물론 우승. 이를 발판으로 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에서 5백m와 1천m 금메달을 휩쓸겠다는 계획이다. 그에게 올해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을 한달반 앞두고 복사뼈가 부서지는 중상을 입은뒤 슬럼프에 빠졌으나 이를 극복하고 다시 태어난 해이기 때문. 그는 지난 2월 하얼빈동계아시아경기에서 5백m 1위를 차지하며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뒤 월드컵시리즈를 통해 중고교 후배이며 라이벌인 김윤만(25·고려대대학원)이 지니고 있던 5백m, 1천m 한국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그의 이같은 변신은 웨이트트레이닝의 결과. 태릉선수촌 체력담당 김준성코치(55)의 특별지도로 일주일에 3,4차례 비지땀을 쏟으며 상체와 허리보강에 주력했고 그 결과 스피드는 물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얻었다. 『저는 노장이 아닙니다. 98년 동계올림픽은 물론 그 후에도 힘 닿는 날까지 뛸겁니다』 일본에서 돌아오자마자 바로 대표팀 훈련장인 전주로 떠나는 그의 눈빛엔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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