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邪敎 비호세력 밝혀내야

  • 입력 1996년 12월 17일 20시 00분


이천 아가동산 수사에서 검찰이 밝혀내야 할 사안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신도들에 대한 감금 폭행 살인혐의는 물론 강제노역과 임금착취 사기 탈세 외화도피 여부도 명백히 가려내야 한다. 또한 이 집단의 각종 비리와 범법행위를 감싸고 두둔해 온 정 관계 비호세력에 대해서도 엄정히 수사해야 한다. 10여년이나 베일에 가려진 사이비 종교집단의 실상을 파헤침으로써 우리 사회에 더 이상 사교가 발붙일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살인과 사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아가동산의 여교주는 수배 8일만에 검찰에 자진출두했으나 모든 혐의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피해자진술과 정황증거 외에 직접적인 물증을 찾아내 신도 살해사건의 진상을 깨끗이 밝히기 바란다. 사기 횡령 탈세 여부에 대한 수사도 교단의 창설과 성장, 기업운영, 교주의 개인 축재과정을 면밀히 추적하고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야 범죄행위 여부가 드러날 것이다. 교주숙소에서 발견된 7억원의 돈뭉치와 거액의 외화조성 경위, 또 그것이 어떤 용도에 쓰일 돈이었는지도 밝혀야 한다. 검찰의 수사대상이 되고 있는 모든 혐의사실은 엄연한 범법행위로서 그것이 사실이라면 법에 따른 처벌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아가동산과 정관계와의 검은 유착관계는 이 사건의 또 다른 핵심이라고 본다. 신도 살해사건과 관련, 피해자 가족들이 수십차례 진상규명을 요청했지만 경찰 등이 번번이 진정을 묵살했다는 것은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진상조사가 뒤따라야 하고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아가동산의 농지 불법전용과 양성화, 각종 무허가 건물의 신개축, 거액의 농어촌발전기금 및 국비 도비의 지원이 어떻게 이루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관련 공무원들과는 어떤 유착관계에 있었는지 밝혀내야 한다. 아가동산에 대한 엄청난 특혜와 아가동산이 저지른 각종 비리는 관계기관의 비호와 묵인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 배후에 있는 정관계 유력인사의 입김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아가동산측이 이들을 상대로 꾸준히 로비활동을 해왔다는 것이 사실로 알려지고 있다. 지역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이 사이비 종교집단을 관례적으로 방문해 왔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오대양사건에서처럼 사이비 종교집단이 급성장할 수 있는 배경에는 이를 감싸주는 비호세력이 있게 마련이다. 검찰은 아가동산의 범법행위를 밝혀내는데 그치지 말고 배후세력의 실체까지를 철저히 추적해 뿌리뽑아야 한다. 우선 이천군청 경찰 경기도청 농림부 등 관계기관의 직무유기 또는 특혜의혹에 대한 수사에 나선 뒤 그 배후수사에 철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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