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작명회사「이름고을」『이런 한글이름 어때요』

  • 입력 1996년 12월 7일 20시 11분


「李浩甲기자」 「좋은 이름이 세상을 바꾼다」. 「이름은 최초의 광고다」. 「실력은 프로, 마음은 아마추어」. 이름짓기(네이밍)를 좋아하는 대학생과 같은 동아리 출신 사회초년생들이 모여 만든 네이밍회사 「이름고을」이 내건 슬로건이다. 지난 94년 10월 연세대 국어운동동아리인 「한글물결」회원 2명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사업자 등록을 마쳤다. 창사 1년만에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홍익대 등 평균 나이 24세의 대학생 14명을 직원으로 뽑았다. 직원 대부분은 유명 네이밍회사의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거나 각종 이름짓기대회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는 이 방면의 「프로」. 이들은 이름을 지을 때 우리말을 애용한다. 직책과 부서도 으뜸빛(사장)버금빛(부사장) 엮음맡(편집부장)모람(모이는 사람·회원) 등 순우리말을 쓰고 있다. 이들의 첫 작품은 지난해 7월 15만원을 받고 지어준 「사람들 한의원」. 그후 연세대 기념품 매장 「보람샘」과 카페테리아 「고를샘」, 모출판사의 팬시브랜드 「세네라미」(세모+네모+동그라미), 예맥건축(예술의 맥을 잇는다), 꼬꼬마(실끝에 종이오리를 매어 바람에 날리는 아이들의 장난감을 뜻하는 순우리말)미술학원 등 히트작 20여개를 내놓았다. 지난 8월에는 PC통신 천리안에서 창립2주년 기념으로 회사 제품 카페 사람이름 등 4개 영역의 이름을 무료로 지어주는 행사를 가졌다. 이달에는 최신 이름짓기 기법 및 경향을 알려주는 격월간 소식지 「네이밍 리포트」를 창간할 예정이며 농협제품이나 자치단체 행사명과 지역명을 무료로 지어주는 일도 추진할 계획이다. 으뜸빛 박항기씨(27)는 『우리는 사물에 대한 사랑과 순수한 마음으로 이름짓기에 몰두한다』며 『버스정류장이 「버스나루」가 된다면 좀더 느긋하게 버스를 기다릴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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