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무역의 날」 경상적자는 늘어만 가는데…

  • 입력 1996년 11월 29일 20시 58분


▼오늘은 제33회 무역의 날이다. 지난 64년 수출 1억달러 달성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한 수출의 날이 바로 오늘의 무역의 날이다. 그러나 예년의 축제분위기는 간데 없다. 무역의 날 행사도 무역협회가 주관하는 기념식과 무역정보사냥대회, 무역업체 근로자를 위한 음악회가 고작이다. 지난 10월말까지 무역수지 적자가 사상최대인 1백68억달러를 기록했으니 신이 날 까닭이 없다 ▼지난 64년 1억달러수준이던 우리 수출은 31년만인 지난해 1천억달러를 돌파했다. 연평균 신장률이 25.1%에 달해 대만의 19.6% 홍콩의 18.2% 등을 제치고 세계 최고기록을 수립했다. 수출시장도 64년 41개국에서 현재는 전세계 모든 국가인 2백15개국으로 확대되고 수출품목도 1백42개에서 7천9백58개로 늘었다.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수출비중은 0.08%에서 2.65%로 성장해 세계 12위의 무역대국으로 부상했다▼수출의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기여율은 47%에 이른다. 투자와 함께 경제성장을 이끄는 견인차다. 이같은 수출이 올들어 급격한 침체국면으로 돌아섰다. 수출입 구조와 동향 또한 좋지 않다. 올 수출부진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경쟁력이 한계를 드러낸 구조적인 현상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국제경쟁력의 약화는 주요제품의 수출단가 하락과 선진국 시장에서의 수출감소가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수출이 이렇게 부진한데도 막상 통상당국이나 경제정책당사자들의 걱정하는 모습이 별로 눈에 안띈다. 대통령이 얼마전 내년 경상적자를 반으로 줄이라고 했지만 이게 지시대로 줄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수출이 안되면 수입을 줄여야 적자개선이 된다. 유명백화점 구두코너에 국산품 찾기가 어렵다니 무역의 날이 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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