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5개그룹 『우리 사이 좋은사이?』

  • 입력 1996년 11월 22일 20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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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英伊기자」 창업자인 고 李秉喆(이병철)씨의 타계이후 분재(分財)과정에서 가족간에 상당한 마찰과 불화를 겪었던 삼성가(家)에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삼성 한솔 제일제당 신세계 새한그룹 등 삼성가의 5개그룹은 최근 5백억원을 공동 출연, 창업주를 기리는 호암재단을 설립키로 뜻을 모았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가족간의 공동사업을 추진함으로써 그동안 냉랭하고 껄끄러웠던 가족간의 관계를 복원하는데 기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玄明官(현명관)삼성그룹비서실장 등 5개그룹 대표도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가족간에 창업주의 뜻을 기리자는데 이견이 없었으며 가족 모두가 화합과 양보정신으로 추진했다』고 가족간의 화합을 애써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번 호암재단 설립 공동추진이 李健熙(이건희)삼성그룹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되긴 했지만 실제적인 화해보다는 대외적인 모양새를 의식한 것이라는 시각이 없지 않다. 가족간 합의과정에서도 이회장이 직접 화해의 뜻을 전한 것이 아니라 李仁熙(이인희) 한솔그룹고문(이회장의 큰 누나)의 중재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한다. 일부 가족들은 이회장과의 「갈등의 종결」이라기 보다는 「창업주에 대한 도리」의 차원에서 소극적으로 참여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기금출연과 관련, 이회장측은 삼성이 50%를 출연하고 나머지를 분담하자고 제안했으나 모두들 『삼성이 주축인 사업에 우리가 왜 많은 돈을 부담하느냐』며 물러서 삼성측 부담이 90%까지 높아졌다는 얘기도 있다. 또 재단설립 추진 과정에서도 나머지 그룹은 참여하지 않은 채 기자회견 이틀전에 삼성그룹측이 만든 자료를 일방적으로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가의 완전한 화해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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