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창/모리타니]살찐 여자의 낙원

  • 입력 1996년 11월 19일 20시 40분


모리타니는 서부 아프리카와 이슬람 문화가 융합돼 독특한 정서를 보여준다. 국교는 이슬람이지만 여성의 지위는 다른 아랍권 국가와 많이 다르다. 이곳에서는 살찐 여자를 미인으로 평가한다. 처녀들은 결혼날을 잡으면 시골에 가서 낙타젖으로 최대한 살을 찌운다. 거리에서 80∼90㎏의 젊은 여자를 보는 것도 흔한 일이다. 『살이 빠졌네요』라는 인사는 이들에게 환영받지 못한다. 걱정이 있다는 말과 통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이혼은 흔한 일이고 여자는 이혼을 하면 할수록 주가가 올라간다. 이혼횟수가 많을수록 모든 남자가 결혼하기를 원하는 멋진 여자이기 때문에 일곱번째 여덟번째 결혼임을 자랑스레 내세운다. 이혼하기도 쉬워서 증인 두 사람만 있으면 밥을 먹다가도 이혼이 가능하다. 남편에게 돈과 귀금속을 요구했는데 안준다면 이혼사유가 된다. 90년대초만 해도 『아직도 그 여자(남자)와 사느냐』가 주된 인사였다. 남자들로서는 자기 가족보다 처가 식구 먹여 살리는 돈이 더 들고 시시때때로 무리한 요구를 해대니 자주 이혼을 할 수밖에 없다. 모리타니 여자들은 직장생활을 해 경제력이 있어도 자신의 돈을 살림에 보태는 일이 거의 없다. 언제 이혼할지 모르니 항상 패물이나 현금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중 하나인 이곳에서 굶어 죽는 사람이 없다는 건 기적같은 일이다. 「어려운 처지의 이웃은 도와야 한다」는 종교의 힘 덕택이다. 밥을 할 때는 항상 가족 수보다 많이 해서 예정에 없는 손님몫까지 준비한다. 누구든 이 나라 시골에서 며칠만 보내면 문명과는 거리가 멀지만 「진짜 사람」을 만났다는 감동이 한동안 가시지 않을 것이다. 최 명 숙(모리타니 교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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