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삼성전기 기공과 박성수씨…中卒학력 극복

  • 입력 1996년 11월 17일 20시 10분


「白宇鎭기자」 삼성전기 가공과 朴星洙씨(34)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올해까지 3년 연속 삼성전기인상을 받는 「제안 박사」다. 그는 지난 94년부터 크고 작은 제안을 월평균 2백50건씩 냈다. 94년말 삼성그룹 제안대상을 받고부터는 여러 기업들로부터 강연초청을 받는 「바쁜 몸」이 됐다. 2년동안 한국표준협회와 능률협회 등이 개최한 외부 강연에 불려나간게 1백여차례. 『대리나 반장이상 관리자들에게 제안 활동에 대한 강연을 하는데 현장감이 있어 좋다는 반응입니다』 그가 낸 제안 대부분은 평범한 것들이다. 금형을 거친 부품이 컨베이어로 옮겨지는 연결 부분에서 튀어나와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게끔 가장자리에 철판을 붙여놓은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간단한 개선이지만 컨베이어로 잘 옮겨지는지 신경 쓸 필요가 없어져 작업효율이 크게 올라갔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고 나면 다리가 퉁퉁 붓고 아프다는 여직원들의 하소연을 듣고 발 아래 탄력 있는 깔판을 깔도록 했다. 결과는 대만족. 『생산효율을 높이는 제안보다 작업현장 동료의 어려움을 개선한 것이 더 기억에 남아요』 그는 이전에는 빈한한 농가에서 태어나 중학교밖에 못나온 신세를 탓하는 평범한 근로자였다. 11차례 치른 4급 승진 시험에서 번번이 미역국을 먹으면서 세상은 내 편이 아니라고 체념했다. 그러나 제안활동으로 인정받고 자신감을 얻으면서 「중학교밖에 못나왔다」는 말은 「중학교까지」로 바뀌었다. 지난 81년 삼성에 입사한 그는 현재 대졸 신입사원과 같은 3급이고 내년에는 다른 사람보다 1년 빨리 주임을 단다. 지난해 3월 「제안이 바꿔 놓은 인생」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펴내면서 유명인사가 됐다.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에게서 전화를 많이 받았어요』 전화하는 독자들은 주로 수십년 동안 기름밥을 먹은 사람들이었다. 『책을 읽다 눈물이 나서 꼭 목소리를 한번 듣고 싶었다. 어쩌면 그렇게 나와 똑같은 삶을 살았느냐』는 반응들이었다. 제안에 따른 시상금은 동료들과 회식하고 선물을 돌리는데 거의 다 썼다. 그는 지난 94년말 아내와 함께 나온 그룹제안상 만찬장에서 李健熙삼성그룹회장에게 상금 대신 상품권이나 자동차를 달라는 「당돌한」 건의를 했다. 『제안에만 매달리느라 가족에게 무심하고 「상금을 타도 만원한장 만져보지 못했다」고 타박해온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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