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30년째 「侍墓살이」 칠순노인

입력 1996-11-12 20:08수정 2009-09-2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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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金鎭九기자」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시니…」. 자신에게 극진했던 부모의 정을 잊지못해 묘지옆에 움막을 짓고 30여년째 「시묘(侍墓)살이」를 하고 있는 칠순노인이 있다. 대구 동구 용신동 열리산 자락에 5평 남짓한 슬레이트 움막을 짓고 부인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沈石根씨(78). 그는 손자들의 재롱과 자식들의 효도를 받으며 여생을 보내야할 인생 황혼기에 산속 오막살이에서 살며 30년을 하루같이 아침 저녁 두번씩 선산을 찾아 「문안인사」를 올리고 있다. 沈씨는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부모 산소를 찾아 자신이 일군 5백여평의 과수원에서 기른 사과 한개와 술 한잔을 올린 뒤 밤새 문안을 여쭙고 저녁식사를 하기 전 또 한차례 산소를 찾아 인사를 올린다. 대구시내에서 양곡상을 운영하던 부모의 외동아들로 태어나 초등학교만 졸업한 沈씨는 철공소 등을 운영하면서 어느 정도 재산이 모이자 지난 65년경 이곳에 움막을 짓고 시묘살이를 시작했다. 『일제시대에 일본에 유학갈 기회가 있었으나 어머니께서 「차라리 날 죽이고 가라」고 만류해 포기할 만큼 어머님은 돌아가실 때까지도 품에서 날 떼어놓지 않았습니다』 沈씨는 자신에 대한 부모의 지극한 사랑에 대해 털어놓으면서 『부모님의 사랑에 비하면 나는 천분의 일도 보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3남3녀의 뒷바라지를 하며 남편과 떨어져 생활하다 뒤늦게 움막생활에 합류한 沈씨의 부인 崔태현씨(77)는 『처음에는 남편의 시묘살이가 이해되지 않았으나 자식들을 다 키워놓고 보니 이젠 이해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겨울철에는 대구시내에 방을 얻어 「출퇴근」을 하면서 시묘살이를 계속하고 있는 沈씨는 『부모님을 바라보며 손자들에게 줄 과수원을 가꾸다 보면 마음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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