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부기금 신설 문제 있다

  • 입력 1996년 11월 4일 20시 41분


그렇지 않아도 늘 말썽인 것이 각종 공공기금이다. 일반예산을 크게 웃도는 엄청난 규모이면서도 국회의 심의조차 받지 않는다. 자금조성 방법도 문제이고 관리 운용도 방만하기 짝이 없다. 정부 각 부처의 사금고(私金庫)로 불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97년도 기금운용계획에 따르면 36개 정부기금의 순조성액은 83조원으로 나타났다. 내년도 예산안 71조원보다 10조원이상 큰 규모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해마다 새로운 명목의 각종 기금이 생겨나면서 규모 자체가 날로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93년 36조원이었던 기금이 불과 4년사이에 3배 가까이 늘었다. 긴축예산 운운하면서 내년도 일반회계예산 증가율을 12.7%로 억제했다지만 각종 기금 조성액 증가율은 23.3%에 이른다. 공공기금은 국민의 직접부담으로 조성된다. 그리고 넓은 의미의 정부 예산이다. 정부 예산을 굳이 일반과 특별회계, 공공기금과 기타기금으로 나눈 것부터가 잘못이다. 이렇게 되다보니 예산편성과 심의과정에서 수많은 허점이 생겨난다.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된 각종 법률안중 새로운 기금설치를 규정한 법안만도 1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어떤 명목의 새로운 기금설치도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유사기금의 과감한 통폐합, 정비가 필요하다. 특정사업에 필요한 재원은 세금으로 거둬 재정에서 충당해야 한다. 모든 기금은 예산과 마찬가지로 국회의 심의를 거쳐 써야 한다. 국민으로부터 거둔 80조원이 넘는 돈을 더 이상 주머니 돈 쓰듯해서는 안된다. 공공기금을 통합예산 개념에 포함시키고 준조세와 목적세를 축소 또는 일반세금에 흡수시키지 않고는 재정건전화는 결코 이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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