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밀라노 겨울올림픽]
올림픽 개인전 첫 ‘노골드’ 위기
21일 여자 1500m가 마지막 희망
1000m 銅 김길리 금빛질주 각오
최민정이 金 따면 첫 3연패 신화
김길리가 16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선에서 동메달을 따낸 뒤 태극기를 몸에 두른 채 관중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김길리는 21일 최민정과 함께 여자 1500m에 출격해 한국 쇼트트랙의 이번 대회 개인전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밀라노=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국 쇼트트랙이 올림픽 출전 사상 첫 개인전 ‘노골드’ 위기에 몰렸다. 21일 열리는 여자 1500m가 마지막 희망이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18일까지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개인전에서 은 1개, 동메달 2개를 수확하는 데 그쳤다. 남자부는 개인전 500m 일정이 남아 있지만 한국 선수 전원 예선 탈락으로 메달 획득 가능성이 이미 제로(0)다.
‘신성’ 임종언(19)이 남자 1000m에서 동메달을 딸 때만 해도 남자 대표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2022 베이징 올림픽 1500m 금메달리스트 황대헌(27)마저 이 종목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노골드 위기가 현실이 됐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개인전을 금메달 없이 마친 건 2002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2014 소치 대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차세대 스타’ 김길리(22)가 10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여자 대표팀에는 아직 마지막 자존심을 지킬 기회가 남아 있다. ‘에이스’ 최민정(28)이 김길리와 함께 1500m 금메달 사냥에 나서기 때문이다. 최민정이 1500m 금메달을 목에 걸면 올림픽 쇼트트랙 역사상 첫 개인전 3연패 기록을 남기게 된다. 중장거리 종목인 1500m는 한국 선수들이 전통적으로 가장 강한 종목이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아직 올림픽 개인전을 노골드로 마감한 적이 없다.
한국은 1992 알베르빌 대회 때 쇼트트랙이 겨울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뒤 2022 베이징 대회까지 금메달 총 65개 중 26개(40%)를 휩쓸었다. 하지만 세계 쇼트트랙이 상향 평준화하며 ‘세계 최강’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이번 대회 때는 특히 스피드스케이팅 강국 네덜란드가 쇼트트랙마저 평정 중이다. 옌스 판트바우트(25)가 남자 1000m와 1500m에서 2관왕, 크산드라 펠제부르(25)가 여자 500m와 1000m에서 2관왕에 올랐다. 두 선수는 올림픽 쇼트트랙 역사상 첫 개인전 3관왕에 도전한다.
한국 쇼트트랙이 국제 경쟁력을 되찾으려면 막판 추월 전략을 고수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들린다. 한국 선수들이 후반 스퍼트를 위해 힘을 아끼는 사이 덩치 큰 경쟁국 선수들이 레이스를 주도해 역전의 공간 자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2022 베이징 올림픽 때까지 쇼트트랙 국가대표였던 곽윤기(37)는 자신의 유튜브에서 “이제는 기술이 상향 평준화됐고 장비나 훈련도 전 세계가 공유한다”며 “결국 피지컬 싸움에서 밀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함께 출연한 김아랑(31) 역시 “외국 선수들은 1500m조차 처음부터 전력 질주한다”고 했다.
500m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 베이징 대회까지 쇼트트랙 남녀 1000m와 1500m에 걸린 금메달 총 30개 중 17개(56.7%)를 가져왔다. 반면 500m에서는 남녀 선수를 통틀어 채지훈(52) 한 명만 1994 릴레함메르 대회 때 남자부 정상을 차지했을 뿐이다. 이번 대회 때는 남녀부 모두 500m 결선 진출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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