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 맨유, FA컵 1회전 탈락…111년 만에 최소 경기로 시즌 마감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12일 17시 27분


맨유 캡틴 페르난데스. 2025.01.11 맨체스터=AP 뉴시스
맨유 캡틴 페르난데스. 2025.01.11 맨체스터=AP 뉴시스
불과 얼마 전까지 박지성(45·은퇴)과 손흥민(34·LA FC)이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보려고 많은 한국 축구팬이 TV 앞에서 밤잠을 설쳤다. 하지만 한국 팬이 가장 사랑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두 팀이 나란히 침몰하고 있다.

한국인 1호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이 몸담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12일 안방구장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라운드(64강) 경기에서 브라이턴에 1-2로 졌다. 팀 ‘레전드’ 폴 스콜스(52), 니키 버트(51)와 함께 관중석에서 이날 경기를 지켜보던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85)은 현실을 믿기 힘들다는 듯 참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맨유는 FA컵 탈락으로 이번 시즌 ‘무관(無冠)’을 사실상 확정했다. 맨유는 리그컵(카라바오컵) 첫 경기에서도 4부 리그 팀 그림즈비 타운에 승부차기 패배를 당해 짐을 쌌다. EPL에서도 선두 아스널(승점 49·15승 4무 2패)에 승점 17 뒤진 7위(승점 32·8승 8무 5패)로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영국 BBC 방송은 “맨유는 이번 시즌 총 40경기만을 치르게 된다. 이는 1914~1915시즌 이후 111년 만에 가장 적은 숫자”라며 “세계 최고령자 에셀 캐터햄(117)도 당시 다섯 살이었으니 그 시절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잉글랜드 최상위 리그 최다(20회) 우승에 빛나는 명문 구단의 위용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28년 동안 팀을 이끌며 팀을 13차례 정상에 올려놓았던 퍼거슨 감독이 2012~2013시즌 우승을 끝으로 물러난 뒤부터 끝없는 추락이 이어지고 있다. 루이 판할(2014∼2016년), 조제 모리뉴(2016∼2018년), 에릭 텐하흐(2022∼2024년) 등 세계적 감독도 팀을 되살리지 못했다. 가장 최근 팀을 맡았던 후벵 아모링 감독(41)은 부임 14개월 만인 5일 경질됐다. 이후 지휘봉을 넘겨받은 대런 플레처 감독대행(42)도 1무 1패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맨유가 이렇게 ‘암흑기’에 빠진 데 대해 2005년 미국 글레이저 가문이 구단 경영권을 장악한 뒤 전력 보강보다 주주 배당과 부채 상환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아모링 전 감독 역시 “구단 운영이 외부의 목소리에 지나치게 흔들린다”고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2024년 짐 랫클리프 경(74)이 이끄는 이네오스 그룹이 지분 일부를 인수해 운영을 맡게 됐지만 혼선은 쉽게 바로잡히지 않고 있다.

지난여름 손흥민을 떠나보낸 토트넘도 비슷한 상황이다. 토트넘은 전날 FA컵 3라운드(64강) 안방경기에서 애스턴 빌라에 1-2로 졌다. 토트넘이 FA컵 3라운드에서 떨어진 건 2014~2015시즌 이후 11년 만이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정상에 오르며 17년 만에 ‘무관’에서 탈출했지만 EPL에서는 17위에 그쳤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61)은 유로파리그 우승에도 팀을 떠너야 했다.

‘캡틴’ 손흥민의 이탈 이후 선수단 조직력에도 균열이 생겼다. 토마스 프랭크 현 감독(53)은 팀 중심을 잡지 못해 선수들의 신임을 잃고 있다. 영국 매체 ‘선’은 “프랭크 감독의 생명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클럽은 기능을 상실하고 방향성을 잃은 듯하다”고 평가했다. 리그 14위 토트넘(승점 27·7승 6무 8패)은 최근 6경기에서 1승을 챙기는 데 그쳤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토트넘#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FA컵#박지성#손흥민#EPL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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