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최초 ‘은퇴 투어’의 주인공 김연경, 특별 공로상 수여도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18일 15시 31분


2005년 프로배구 V리그 출범 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은퇴투어가 열린다. 그 주인공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배구여제’ 김연경(37·흥국생명)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7일 단장 간담회를 통해 남은 정규리그 동안 흥국생명의 방문경기 때 구단들이 김연경의 은퇴 기념행사를 열기로 합의했다고 18일 밝혔다.  


은퇴를 앞둔 선수가 마지막 방문 경기 때 고별인사를 남기는 ‘은퇴투어’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자리를 잡은 문화다. 상대 팀 팬조차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을 정도로 훌륭한 활약을 펼친 레전드급 스타의 은퇴를 기리기 위한 행사다. 국내에서는 앞서 프로야구 이승엽(현 두산 감독)과 이대호, 프로농구 서장훈과 김주성(현 DB 감독)이 각각 은퇴투어의 주인공이 된 바 있다. 일부 선수의 경우 팬들의 ‘자격 논란’ 반발에 부딪혀 은퇴투어를 포기한 적도 있다.

김연경이 V리그 코트에 남긴 흔적은 역사상 첫 은퇴투어의 주인공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2005~2006시즌 여자부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김연경은 데뷔 첫 해 신인선수상과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챔피언결정전 MVP를 싹쓸이하며 유일무이한 기록을 남겼다. 세 차례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김연경은 정규리그 MVP(6번), 라운드 MVP(13번) 최다 수상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태극마크를 달고 2012년 런던올림픽, 2021년 도쿄올림픽 4강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일본, 튀르키예, 중국 등 해외리그에 진출해서도 세계적인 선수로 활약을 펼쳤다. 튀르키예, 세르비아 등을 이끌었던 조반니 귀데티 캐나다 대표팀 감독에게 “(배구계의) 리오넬 메시 이상의 선수”라는 찬사를 받았을 정도다. 

김연경의 은퇴투어는 앞서 16일 경기 화성종합실내체육관 경기 때 IBK기업은행이 마련한 행사와 유사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먼저 구단이 마련한 은퇴 기념품을 김연경에게 선물한 뒤 선수단과 함께 단체 사진을 찍으며 김연경의 마지막 방문을 기념한다. 이어 김연경도 소감을 밝히고 추첨을 통해 친필 사인볼과 유니폼을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선물할 계획이다. 

16일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시작된 김연경의 은퇴투어는 21일 현대건설(경기 수원), 다음달 1일 정관장(대전), 11일 페퍼저축은행(광주), 20일 GS칼텍스(서울) 경기로 이어진다. 이번 시즌 흥국생명과의 안방 경기가 남지 않은 한국도로공사는 다음달 15일 인천 방문경기에서 기념 행사를 실시한다. 팬들의 높은 관심에 21일 현대건설전은 이미 매진됐다. 

소속팀 흥국생명은 현재 은퇴식 시기를 두고 고심 중이다. 통상 은퇴 선수들은 그동안 은퇴 다음 시즌에 은퇴식을 치러왔지만, 김연경의 경우 현재 은퇴투어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번 시즌에 은퇴식을 여는 것도 고민 중이다. 다만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앞두고 있는 만큼 최적의 시기를 찾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앞서 김연경도 “우승으로 가는 길에 은퇴 얘기가 너무 거론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앞으로 은퇴 이야기보다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밖에 김연경의 매니지먼트사는 5월 이벤트 대회(KYK 인비테이셔널)에서 별도로 김연경의 은퇴식을 치를 계획이다. 장소는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이 유력하다. KOVO도 연맹 차원의 특별 공로상 시상 등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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