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 순위전 1위 김지현 “올 시즌은 골프 인생 터닝포인트”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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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서 10년 넘게 활약한 ‘베테랑’
지난 시즌 시드 잃고 순위전 수모
美서 비거리 향상 중점두고 훈련
“최근 부진은 전진을 위한 후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5승의 베테랑 김지현은 지난해 시드 순위전을 거쳐 1부 투어에 잔류했다. 지난해 출전한 32개 
대회에서 10번이나 컷 탈락하는 등 부진했던 김지현은 시드 순위전 1위를 계기로 재도약하겠다는 각오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아이언 티샷을 하는 김지현. KLPGA 제공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5승의 베테랑 김지현은 지난해 시드 순위전을 거쳐 1부 투어에 잔류했다. 지난해 출전한 32개 대회에서 10번이나 컷 탈락하는 등 부진했던 김지현은 시드 순위전 1위를 계기로 재도약하겠다는 각오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아이언 티샷을 하는 김지현. KLPGA 제공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시드 순위전을 준비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5승을 거둔 베테랑 김지현(33)은 지난 시즌 후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시드 순위전으로 향해야 했다. 시즌 상금 랭킹이 60위 밖(64위)으로 떨어지면서 시드권을 잃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32개 대회에 출전한 김지현은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했고 10번이나 컷 탈락했다. 1부 투어에서 10년 연속 활동한 선수만 가입할 수 있는 ‘K-10 클럽’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꾸준했던 김지현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다. 김지현은 “잘해 보겠다는 욕심이 앞섰다”고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벼랑 끝에 몰린 김지현의 머릿속엔 ‘은퇴’라는 단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김지현의 저력은 위기에서 나왔다. 2013년(14위) 이후 꼭 10년 만에 다시 시드 순위전에 나선 그는 열 살 이상 차이가 나는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1위에 오르며 시드권을 되찾았다. 참가 선수 127명 중 유일하게 나흘 연속 60대 타수를 적어냈다. 2012년에 이어 다시 한번 시드 순위전 수석을 차지한 김지현은 “솔직히 아무 생각 없이 경기에 임했다”며 웃고는 “후반기부터 감이 좋아지면서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 자신에 대한 믿음도 커졌다”고 했다.

2010년 데뷔해 올해로 투어 15번째 시즌을 맞는 김지현의 각오는 남다르다. 지난달 초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무어파크에서 훈련 중인 그는 “매일 해 뜨기 전에 일어나 해가 질 때까지 훈련하고 있다. 골프 말고 다른 걸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노력이 조금씩 결과로 나타나니 지치다가도 힘이 난다”고 말했다.

김지현은 비거리를 늘리는 데 특히 많은 힘을 쏟고 있다. 김지현은 지난해 페어웨이 안착률 6위(79.8%)로 정확성에선 최상위권을 지켰다. 하지만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는 86위(233.5야드·약 214m)로 경쟁력이 떨어졌다. 투어 평균(237.7야드·약 217m)에도 못 미쳤다. 김지현은 3승을 거둔 2017시즌에 비거리 평균 250.8야드(약 229m)를 기록했다. 김지현은 “대회 코스 전체 길이가 길어지는 만큼 내 장점인 아이언 샷 정확도를 살리기 위해 비거리를 늘리는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스윙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일주일에 최소 4번은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의 올 시즌 목표는 우승이다. 마지막 우승은 2019년 5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이었다. 김지현은 “지금은 우승이라는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톱10에도 이름을 자주 올려 팬들이 상위권에서 내 이름을 찾아보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김지현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소속팀(퍼시픽링스코리아), 매니지먼트사(프레인글로벌 스포티즌)를 모두 바꿨다. 그는 “많은 변화가 있는 만큼 올 시즌은 골프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다. 지난 시즌의 부진은 전진을 위한 후퇴였다고 생각한다. 이젠 전진할 일만 남았다”고 자신했다.

2017시즌엔 오지현(2승), 김지현2, 이지현2(이상 1승) 등 지현이라는 이름의 선수가 7승을 합작해 ‘지현 천하’로 불렸다. 당시 3승을 거뒀던 김지현은 “골프에서 중요하다는 마지막 3개 홀을 내 골프 인생에도 남겨 놓고 있다. 다시금 ‘지현 천하’를 만들며 기분 좋게 홀아웃하고 싶다. 3연속 버디면 더 좋겠다”고 했다. 이번 달까지 미국에서 훈련하는 김지현은 다음 달 싱가포르와 태국에서 열리는 투어 대회를 건너뛴 뒤 4월 국내 개막전인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출전으로 시즌을 시작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김지현#골프#터닝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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