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고프 US오픈 제패… “세리나 보며 꿈 키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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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발렌카 제치고 메이저 첫 우승
10대 여자선수 우승 역대 10번째
美선수로는 세리나 이후 24년만
2019년부터 ‘제2의 세리나’ 불려

“챔피언이라 불러주세요” ‘제2의 세리나 윌리엄스’로 불리는 고프가 10일 US오픈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뒤 ‘나를 챔피언으로 불러주세요’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있는 모습. 코코 고프 인스타그램
“챔피언이라 불러주세요” ‘제2의 세리나 윌리엄스’로 불리는 고프가 10일 US오픈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뒤 ‘나를 챔피언으로 불러주세요’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있는 모습. 코코 고프 인스타그램
‘나를 챔피언이라 불러주세요(Call Me Champion).’

10일 US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정상에 오른 코코 고프(19·미국·세계 랭킹 6위)는 가슴팍에 이런 문구가 새겨진 흰색 티셔츠를 입고 관중 앞에서 챔피언 세리머니를 했다. 고프는 윔블던에 출전했던 2019년부터 ‘나를 코코라 불러주세요(Call Me Coco)’라 적힌 티셔츠를 입고 메이저 무대에 처음 등장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다녔다. 이날 입은 티셔츠에서 그의 이름 코코엔 줄어 그어져 있었다. 메이저 대회 US오픈 정상에 섰으니 이제는 코코 대신 챔피언으로 불러달라는 것이다.

코코 고프(미국)가 10일 US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에게 2-1 역전승을 거두고 메이저 
대회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제2의 세리나 윌리엄스’로 불리는 고프는 세리나 이후 24년 만에 US오픈 여자 단식 정상에
 오른 10대 미국 선수다. 뉴욕=신화 뉴시스
코코 고프(미국)가 10일 US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에게 2-1 역전승을 거두고 메이저 대회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제2의 세리나 윌리엄스’로 불리는 고프는 세리나 이후 24년 만에 US오픈 여자 단식 정상에 오른 10대 미국 선수다. 뉴욕=신화 뉴시스
고프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아리나 사발렌카(25·벨라루스·2위)에 2-1(2-6, 6-3, 6-2)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고프의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이다. 그동안엔 지난해 프랑스 오픈 준우승이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었다. 이날 고프는 1세트에서 서브 게임을 3차례나 내주면서 힘든 경기를 했지만 2세트부터 수비가 살아나 전세를 뒤집었다. 3세트 들어서선 4-0까지 앞서며 승부를 갈랐다.

10대 선수가 US오픈 여자 단식 정상을 차지한 건 고프가 10번째다. 10대 미국 선수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 건 1999년 세리나 윌리엄스 이후 24년 만이다. 2019년 고프는 역대 최연소인 15세 122일의 나이로 윔블던 예선을 통과한 뒤 16강까지 오르면서 테니스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때부터 고프에겐 ‘제2의 세리나 윌리엄스’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코코 고프는 8세 때부터 아빠 손을 잡고 미국 뉴욕에 있는 US오픈 대회 경기장을 찾아 세리나, 비너스 윌리엄스 자매의 경기를 봤다. US오픈 트위터 영상 캡처
코코 고프는 8세 때부터 아빠 손을 잡고 미국 뉴욕에 있는 US오픈 대회 경기장을 찾아 세리나, 비너스 윌리엄스 자매의 경기를 봤다. US오픈 트위터 영상 캡처
고프는 결승전이 끝난 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아빠가 이 대회(US오픈)에 데려왔다. 관중석에 앉아 세리나, 비너스(윌리엄스 자매)의 경기를 보곤 했는데 여기서 우승하다니 정말 믿기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평소 고프는 세리나가 롤모델이라고 여러 번 말했다. 고프는 자신의 이름이 우상 세리나와 함께 US오픈 우승 트로피에 새겨진 것을 두고 “어렸을 때만 해도 테니스엔 흑인 선수들이 많지 않았는데 세리나는 나 같은 사람도 우승을 꿈꿀 수 있게 해줬다”면서 “그런데 트로피에 세리나 이름이 정말 많은 것 같다”며 웃었다. 메이저 대회 통산 23승을 거두고 지난해 은퇴한 세리나는 US오픈에서만 6번 우승했다.

고프는 20세가 되기 전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달성하고도 “긴 여정이었다”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소감을 말했다. 그는 “‘세리나처럼 17세에 메이저 우승을 못 했네’ 하는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압박감을 이겨내고 우승해 기쁘다”며 “이번 우승으로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되겠지만 난 준비돼 있다. 아직도 배가 고프다”고 했다. 고프는 또 가족과 팬들을 향해 “나를 믿어줘 고맙다. 나를 믿지 않았던 분들도 감사하다”며 “2주 전 신시내티 오픈에서 우승했을 때만 해도 이게 내 최대치라고 말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내 마음의 불에 물을 뿌려댄 이들은 사실 기름을 부은 거다. 덕분에 지금 내가 밝게 타오르고 있다”고도 했다.

1월 호주 오픈에 이어 올해 메이저 대회 2승에 도전했던 사발렌카는 11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1위를 예약한 데 만족해야 했다. 사발렌카는 지난해 4월부터 1위 자리를 지켜온 이가 시비옹테크(22·폴란드)를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선다. 시비옹테크는 이번 대회 16강전에서 탈락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19세 고프#us오픈 제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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