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역대 24번째 퍼펙트게임…헤르만 “이틀 전 돌아가신 삼촌에게 바치고 싶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29일 15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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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양키스의 도밍고 헤르만(오른쪽)이 29일 오클랜드전에서 9회까지 상대 타자 27명에게 안타, 4사구를 하나도 내주지 않는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뒤 동료들에게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뉴욕 양키스 트위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역대 24번째 퍼펙트게임이 나왔다.

도밍고 헤르만(31·뉴욕양키스)은 29일 오클랜드전에서 9이닝 동안 안타, 4사구 없이 삼진 9개를 포함해 상대 타자 27명의 발을 모두 묶고 11-0 승리를 이끌었다. 퍼펙트게임은 MLB에서도 11년 만에 나온 흔치 않은 기록이다. 직전 퍼펙트게임은 2012년 시애틀의 펠릭스 에르난데스가 탬파베이전에서 기록했었다. 1982년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아직 퍼펙트게임 기록이 없다.

통상 야구계에는 투수가 잘 던지고 있을 때 주위에서 말을 거는 것조차 금기시된다. 투수의 집중을 방해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매트 블레이크 양키스 투수코치는 헤르만이 7회까지 퍼펙트피칭을 마치고 온 헤르만의 옆에 나란히 앉아 격의 없이 대화했다. 이후 헤르만은 남은 6타자를 돌려세운 뒤 퍼펙트기록을 완성했다.

이날 헤르만은 오클랜드의 발 빠른 외야수 에스테우리 루이스(24)를 3루 땅볼로 잡아내며 퍼펙트게임을 완성하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챙겼다. 헤르만은 “마지막 이닝이 정말 어려웠다. 이제껏 느껴본 적 없는 수준의 압박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헤르만은 총 99개의 공을 던졌는데 이 중 51개가 커브일 만큼 결정구로 커브를 활용했다. 마지막 상대 타자의 힘없는 스윙을 끌어낸 것 역시 커브였다. 헤르만은 이날 27명의 타자 중 20명을 커브를 결정구로 써서 잡았다.

헤르만이 혼자 9이닝을 책임진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첫 완투 경기에서 곧바로 퍼펙트 기록까지 쓰게 된 것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헤르만은 완벽은커녕 호투도 기대하기 어려운 투수였다. 직전 두 차례 선발경기에서 헤르만은 연속해 5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조기 강판됐다. 이 두 경기에서 헤르만은 총 5와 3분의 1이닝 동안 피안타 15개, 피홈런 5개, 4사구는 5개를 내주며 17실점을 했다. 5월에는 부정투구 적발로 10경기 출장정지를 당하는 등 부침도 있었다.

그러나 이날 완벽한 피칭으로 부활하면서 헤르만은 도미니카 출신으로는 최초로 MLB에서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전체 외국인 선수의 퍼펙트게임으로 따지면 MLB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헤르만은 “이틀 전에 삼촌이 돌아가셨다. 어제도 클럽하우스에서 많이 울었다. 아마 돌아가신 삼촌이 시합 내내 나와 함께 해주신 것 같다. 오늘 경기는 삼촌에게 바치고 싶다”며 “하늘에서 기쁘게 지켜보고 계실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임보미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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