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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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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등 대어 즐비… 女배구 FA전쟁
“계속 뛰길 바라는 팬들 생각해야”
최대어 김연경 선택에 관심 쏠려… 다른 구단과 계약 가능성도 거론
박정아 김희진 염혜선 김수지 등 도쿄올림픽 4강 멤버들 시장 나와

김연경
프로배구 2022∼2023 V리그 여자부가 한국도로공사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제 팬들의 관심사는 ‘배구 여제’ 김연경(35)의 거취다. 2005∼2006시즌 흥국생명에서 프로에 데뷔한 김연경은 4시즌을 뛴 뒤 일본으로 진출해 이후 튀르키예, 중국 리그에서 뛰었다. 2020∼2021시즌 국내로 복귀했던 김연경은 지난 시즌 다시 중국을 거쳐 V리그로 돌아와 이번 시즌 흥국생명과의 6번째 시즌을 보냈다. 초중고교 동창인 IBK기업은행 김수지가 네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동안 김연경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FA가 됐다.

시즌 도중이던 2월 김연경은 “은퇴 생각이 아예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한때 은퇴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6일 챔피언결정전 5차전 뒤 기자회견에서 “(은퇴를) 어느 정도 생각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배구계 한 관계자는 “김연경에게 선수로서 동기부여가 될 만한 목표가 없다 보니 심적으로도 지쳤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당장 눈앞의 동기부여는 첫 FA 계약이다. 김연경은 이번 시즌 여자부 보수 상한선인 7억 원(연봉 4억5000만 원, 옵션 2억5000만 원)을 받고 있다. 최근 여자부 샐러리 캡이 증액되면서 다음 시즌 최대 7억75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FA 하면 흔히 떠오르는 대박 계약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연경은 이번 시즌 우승을 놓치긴 했지만 해외 진출 전 이미 4시즌 동안 3차례 정상에 서기도 했다. 김연경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도전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평소 지도자, 행정가, 방송인에 대한 관심을 나타낸 적도 있다.

김연경은 6일 챔피언결정전 5차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선 “많은 팬들이 내가 뛰기를 원한다는 걸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아무래도 우승하지 못해 (거취를 결정 내리기가) 고민이 된다. 많은 분들이 (선수로 뛰길) 원하는 만큼 혼자 결정하긴 어렵다”고 선수 생활 연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FA에 대해서도 “원소속 구단인 흥국생명과 이야기하고 있다. (다른 구단으로도)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후 이번 시즌 처음으로 100% 관중 입장이 가능해지면서 어느 때보다 팬들의 성원이 뜨거웠다. 이런 부분도 김연경의 심경에 변화를 줬을 가능성이 있다. 여자부 정규시즌 경기 19차례 매진 중 17번이 흥국생명 경기에서 나왔다. 챔프전도 1차전을 제외한 나머지 4경기가 매진됐다. 그만큼 안방, 방문 할 것 없이 구름 관중이 몰렸다.



대어들이 쏟아져 나오는 이번 FA 시장에서 김연경의 결정에 따라 판이 짜일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 외에도 한국도로공사 박정아, IBK기업은행 김희진 김수지, KGC인삼공사 염혜선, 페퍼저축은행 오지영 등 2021년 도쿄 올림픽 4강 진출 주전 멤버 대부분이 FA 자격을 얻는다. 이 중 김수지를 제외한 4명은 세 번째 FA 자격 취득이다. 우승팀 도로공사에서만 박정아를 비롯해 배유나, 정대영, 문정원, 전새얀 등 5명을 포함해 총 20명이 FA 시장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여자부 FA 명단은 9일 공시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2022∼2023 v리그#챔피언결정전#우승#한국도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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