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털 글로브’ 첫 주인공 박지원 “나의 컴백을 알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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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쇼트트랙 월드컵 종합 1위
대표팀 탈락-복귀 부침 겪은 8년차
2시즌만에 대표팀 복귀 깜짝 성적
남녀 1위에 주는 트로피 첫 수상

박지원(왼쪽)이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종합 우승을 차지한 뒤 여자부 챔피언 쉬자너 스휠팅과 나란히 ‘크리스털 글로브’를 들고 있다. ISU는 쇼트트랙 월드컵 출범 25주년을 맞아 올 시즌부터 종합 우승자에게 이 트로피를 주기로 했다. ISU 유튜브 화면 캡처
박지원(왼쪽)이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종합 우승을 차지한 뒤 여자부 챔피언 쉬자너 스휠팅과 나란히 ‘크리스털 글로브’를 들고 있다. ISU는 쇼트트랙 월드컵 출범 25주년을 맞아 올 시즌부터 종합 우승자에게 이 트로피를 주기로 했다. ISU 유튜브 화면 캡처
“이 ‘크리스털 글로브’가 바로 내 거다. 돌려 말하지 않겠다. 나는 다음 달에 세계 챔피언이 될 거다.”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을 통해 ‘황제’로 거듭난 박지원(27·서울시청)이 다음 달 10∼12일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대관식 무대’로 삼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박지원은 13일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에서 막을 내린 올 시즌 마지막(6차) 월드컵에서 1000m와 1500m 금메달을 모두 목에 걸었다. 대회 개인전 2관왕으로 랭킹 포인트 200점을 더한 박지원은 총 1068점으로 2위 홍경환(24·고양시청·674점)을 394점 차로 제치고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ISU는 1997∼1998시즌부터 시작된 쇼트트랙 월드컵 창설 25주년을 맞아 이번 시즌부터 남녀부 종합 우승자에게 ‘크리스털 글로브’를 주기로 했다. 여자부 쉬자너 스휠팅(26·네덜란드·1062점)과 함께 초대 수상자가 된 박지원은 “올 시즌 처음 생긴 이 트로피를 꼭 받고 쇼트트랙 역사의 일부가 되고 싶었다. (목표를) 이루게 돼 정말 자랑스럽다”며 “최근 몇 년간 대표팀에 포함됐다 빠졌다 했기 때문에 이번 시즌 모두에게 ‘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지원은 2015∼2016시즌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2018 평창 올림픽 직전 두 시즌은 연달아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이후 2018∼2019시즌에는 1000m, 2019∼2020시즌에는 1000m와 1500m 랭킹 1위에 오르며 또 한 번 차세대 중장거리 에이스로 평가받았다.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앞을 가로막았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020∼2021시즌 일정이 모두 취소된 뒤 열린 2021∼2022시즌 대표 선발전에서 8위에 그치며 그는 2022 베이징 올림픽과도 인연을 맺지 못했다.

두 시즌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박지원은 단체전(혼성 및 남자 계주) 금메달 5개를 포함해 이번 월드컵에서 금메달만 14개를 쓸어 담았다. 박지원은 “금메달을 많이 땄지만 똑같은 금메달은 하나도 없다. 모든 레이스에는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올 시즌 월드컵 마지막 경주로 열린 6차 대회 남자 5000m 계주 결선은 세계선수권까지 스토리가 이어질 확률이 높다. 중국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린샤오쥔(임효준·27)이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 ‘적장’인지를 증명했기 때문이다. 린샤오쥔은 박지원이 오른발을 뻗어 결승선을 먼저 통과하려 하자 몸싸움도 불사하며 바깥 쪽에서 밀고 들어왔다. 그 순간 박지원은 왼발을 뻗어 ‘날 들이밀기’ 기술을 구사하며 린샤오쥔보다 0.032초 먼저 들어와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그러나 세계선수권 때도 결과가 같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린샤오쥔은 올 시즌 월드컵에서는 500m 금메달만 두 번 차지했지만 2019년 세계선수권 때는 박지원의 주 종목인 1000m, 1500m에서 모두 세계 챔피언에 올랐던 선수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크리스털 글로브#박지원#쇼트트랙 월드컵#종합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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